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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발견을 찾아서: 연구, 반복연구, 논문리뷰

에디티지 인사이트 | 2015년2월2일 | 조회수 27,051
거대한 발견을 찾아서:  연구, 반복연구, 논문리뷰
Dr. Jo Røislien, Associate Professor, Dept. of Health Sciences, University of Stavanger

Jo Røislien 박사는 라디오, TV, 인쇄 매체 등에 고정 출연해 널리 이름을 알린 과학 커뮤니케이터입니다. 그의 강의는 까다로운 주제나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박사 자신의 연구에 대해 알리기도 합니다. Røislien 박사는 노르웨이의 수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 의학 연구자로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NTNU)의 석유공학 및 응용지구물리학과에서 지구통계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그는 스타방에르 대학의 보건과학대학 조교수인 동시에 오슬로 대학의 생물통계학과, 중독연구센터에서 추가적인 직위를 맡고 있습니다.

Røislien 박사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포함한 전체 약력은 인터뷰 1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3편으로 구성된 이 인터뷰의 1편에서 Røislien 박사는 데이터와 통계분석의 속성에 대해 의미 있는 통찰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저널 출판의 어려움,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차이, 반복연구 등에 대한 Røislien 박사의 관점을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학술문헌 저자로서 오늘날 연구와 저널 출판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수학 분야에서는 임팩트 팩터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유연한 경향이 있습니다. 임팩트 팩터가 저널의 영향력을 측정하기에 모호한 척도라는 점을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학 분야에서 진실에는 만료 시한이 없기 때문에 인용횟수는 아주 천천히 누적되고, 어떤 논문들은 거의 영원히 효력을 갖습니다. 일부 논문의 인용횟수가 엄청난 반면, 대부분은 거의 인용되지 않거나 전혀 인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임팩트 팩터는 만료 시한이 있는 척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큰 상관은 없지요. 모든 영향력을 반영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실제로 그런 척도가 있을까요? 가장 큰 중요성을 갖는 하나의 척도를 찾는 일은 명백히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곧 임팩트 팩터가 무용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BMI(체질량지수)를 통해 건강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받는 연봉을 통해 여러분의 경제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임팩트 팩터는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라고 여겨질 때가 많지만, 임팩트 팩터라는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문제가 일차원적 척도로 축소되는 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저는 오히려 대안적 해법의 제시 없이 비판 하는 사람들이 더 짜증스럽습니다. 저는 공학을 공부한 사람인데, 공학자들은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합니다. 물론 세상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발전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요?

학자로서 피어 리뷰는 제 일상의 일부입니다. 제가 리뷰를 받기 위해 논문을 투고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이 투고한 논문을 리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리뷰를 요청 받은 논문 가운데 낮은 품질을 가진 원고들이 너무나 많아 놀라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연구라는 말에 걸맞은 품질을 가지게 된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뷰를 맡은 품질이 낮은 원고들은 임팩트 팩터가 높은 저널이 아니라 낮은 임팩트 팩터를 가진 신생 저널로부터 옵니다. 신속한 검토 절차를 뽐내는 저널들 말입니다. 이런 일들은 과학에 악영향을 가지는 ‘나쁜 과학’ 이지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필터링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모든 연구 논문에 접근할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절차에 불과합니다. 온라인 저널이라 할지라도 비용이 드는 것입니다. 피어 리뷰를 구성해야 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야 하며, 편집회의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런 일들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변화를 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이런 일들을 보다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선생님은 학습에 있어 ‘발견’을 중시하시는 것 같습니다.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지구통계학과 확률 모델링으로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 제 지도교수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분과 저는 한 가지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가지 가능한 전략과 접근에 대해 논의했는데, 마치 구명조끼 없이 깊은 바다에 던져진 것처럼 막막한 기분이 들었기에 저는 “도서관에 가 봐야겠습니다” 하고 웅얼거릴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지도교수는 “안돼! 직접 한 번 해 봐.” 하셨고, 그래서 저도 그 말을 따랐지요. 이런 방식으로 답을 얻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니, 단어 선택을 잘못했네요. 저는 많은 것을 ‘이해’ 했습니다. 두 가지에는 큰 차이가 있지요.

제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이 같은 접근법을 취하곤 합니다. 제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도요. 심지어 대중을 상대로 할 때도 그렇게 합니다. 노르웨이 최대의 공영방송 NRK1에서 진행한 “수” 라는 TV 시리즈는 시청률 40%를 기록하고 두 개의 노르웨이 시상식 후보가 될 정도로 무척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때도 같은 접근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론과 가설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저희는 수학자와 통계학자의 눈으로 진짜 세상을 탐구하는 접근을 취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가 수학 그래프 이론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고등학교에 가서 “연애지도”를 만들었지요. 누가 누구랑 사귀었을까? 그렇다면 이 지도를 통해 전염병 확산에 대해 어떤 점을 알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요.  

제 동료들 중 몇몇은 제 접근법이 대중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적인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태도는 지나치게 수동적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자연스럽게 학습을 할 수 있는 “놀이”, “호기심”, “발견”을 통해 대중들을 지식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니까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 어떻습니까?

TV에서 축구경기를 본다고 축구를 배울 수 없습니다. 음악을 듣는다고 악기 연주 방법을 배울 수 없지요. 그러니 실제로 분석하지 않고 통계분석을 배울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하는” 것만이 배움의 길입니다.

그리고 이는 기초연구, 응용연구 양쪽 다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기초연구를 사랑하고 무척 존중하며, 또 진심으로 기초연구가 제 직업이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 인생이 저를 다른 방향으로 이끈 것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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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로테르담 항구에서 디스커버리 채널의“충돌까지 카운트다운” 프로그램을 녹화 중인 Jo Røislien 박사의 모습. 사진 제공: 디스커버리 네트워크)

선생님의 연구분야에서 반복연구가 가진 중요성은 어떠한지, 또 더 많은 반복연구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반복연구는 언제나 필요합니다. 하나의 연구는 한 가지 일화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연구를 두 개, 열 개, 백 개 제시해 보십시오. 그 후에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우리 사회의 근간이 과학 이론이라는 점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뉴턴의 운동의 법칙, 진화론 같은 것은 한 개인의 관점도 아니고 다만 하나의 멋진 연구로 끝난 것도 아닙니다. 같은 결과를 낳는 연구들이 수없이 축적된 결과물입니다. 뉴턴의 운동의 법칙은 아직도 여전히 더 발전되고 있고, 실험과 재실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공대 학생들은 전부 뉴턴의 만유인력을 추론하고, 또 지구의 인력을 양화할 수 있는 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진화론은 말 그대로 전세계 수백만 건의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더 많은 근거들을 찾아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의학 연구에는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의학 연구 결과 역시 전 세계 뉴스를 뒤덮고 있고요. 의학 연구가 STEM(제 연구배경이기도 합니다) 분야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연구분야라는 점에 문제(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는 모르겠습니다만)가 있다면 바로 앞으로 다루어야 할 분야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즉 의학에서는 “탐색” 이 “확인” 보다 더 권장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연구자들은 모두 “대단한 발견” 을 찾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새로운 연구 결과, 새로운 가설, 새로운 치료법을요. 이 “새로운” 것에 대한 추종의 결과는, 선두에서는 빠른 속도로 앞으로 전진하지만 이 선두적인 연구들이 정말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것이 올바른 방향인지를 확인하고, 반박하고,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는 연구가 충분치 않은 일종의 ‘진공’ 상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앞으로 100년을 더 살아 오늘날을 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래의 눈으로 오늘날은 어떻게 보일지, 어떤 연구결과들이 살아남고, 또 어떤 결과들은 사라질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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