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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 일어나는 젠더 편향-소문인가 진실인가?

제야슈리 라자고팔란 | 2015년3월13일 | 조회수 34,007
시리즈 기사 여성의 날 특집
[여성의날 특집기사] 학계에서 일어나는 젠더 편향-소문인가 진짜인가

성별은 중요한가(Matter)? 물론 그렇다. 그러나, 문제가 될 정도로 중요한가? 그것은 다른 문제다. - 베라 루빈. 1970년대에 은하계 암흑물질(dark matter)의 존재를 입증한 천문학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일반화는 단언컨대 젠더에 관련된 클리셰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걸 겁니다. 이 클리셰는 남성과 여성이 삶의 다양한 상황과 측면을 지각하고, 해석하고, 이에 접근하는 데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반화가 연구자나 과학자 등 전문 영역의 남성과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기회들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간단히 말해, 남성 연구자와 여성 연구자의 전문 역량이 이들의 젠더를 기준으로 평가되기 시작한다면 남성과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커리어 양성 기회 사이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상적인 관점에서 보면, 객관적인 평가가 있어야만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과학이라는 영역에서는 성차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학계의 많은 연구자와 개인들이 학계 내 젠더 편향의 존재를 밝혔습니다.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도 여성 연구자는 남성 연구자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 글에서 우리는 학계 내의 젠더 편향을 연구한 작지만 유의미한 최신 연구 세 편을 함께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예일대학교 연구

 “2012년 예일대 연구” 라고 불리게 된 이 연구에서는 예일대학교의 연구자 그룹이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젠더 편향을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들의 가설은 자신들의 랩에 소속된 과학자들은 객관성을 갖는 훈련을 거쳤기 때문에 편견을 가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수집한 근거에 따르면, 학자들 자신은 스스로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한다는 점을 모르는 채로 미묘한 젠더 편향이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이들은 무작위 더블 블라인드 실험을 통해 127명의 경험이 풍부한 소속 연구자들에게 실험실 관리직 지원자들을 평가하도록 요청했습니다. 평가 결과, 남성 지원자들이 여성 지원자보다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표 1) 남성 지원자들은 여성 지원자에 비해 연봉 수준 역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표 2) 매개분석 결과 참여자들은 여성 지원자들의 경쟁력이 더 낮다고 인지했습니다. 원본 연구에서 가져온 아래의 도표 두 개가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Yale study: How participants rated male and female applicants

 

Yale study: How male and female applicants were rated on salary

Sourc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s States of America (PNAS) website: http://www.pnas.org/content/109/41/16474.full (Copyright: Corinne A. Moss-Racusin et al.) 

연구의 결론은 연구 참여자들이 보인 무의식적인 성차별의 사례를 없애는 데 교수진 차원에서의 개입이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성들의 재능과 성공에 대한 연구

사회적인 통념에 따르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재능 또는 타고 난 영리함에 더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야에서는 타고난 재능이 성공의 주요 요소라고들 하며, 어떤 분야에는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새라 제인 레슬리(Sarah-Jane Leslie), 안드레이 심피언(Andrei Cimpian), 메레디스 메이어(Meredith Meyer), 에드워드 프리랜드(Edward Freeland)는 이러한 일반론이 특정 분야에서 여성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여성이 영리함이나 재능을 필요로 하는 분야를 선택하거나 이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가설은 “해당 분야의 실무자들이 성공의 가장 큰 요소가 타고난 재능이라고 믿는 분야에서 여성은 과소평가되며, 그 이유는 여성들은 그런 재능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다.” 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 내 9개 주요 연구기관의 30개 전공 분야에 소속된 1820명의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타고난 재능 또는 적성, 그리고 노력의 가치에 점수를 매기도록 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천재성이나 재능을 중시하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는 박사학위를 따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연구원들은 가설을 (이들의 용어에 따르면 “분야 특정적 능력에 대한 믿음 가설”) “비슷한 편견의 대상이 되는 집단인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과소평가” 에 이르기까지 확장했습니다.이러한 연구 결과가 특정 인종 집단에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 연구가 STEM 분야에 존재하는 편향을 드러내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STEM 분야 내의 젠더 편향 근거에 대한 대중의 반응 연구

코린 A. 모스래큐진(Corinne A. Moss-Racusin), 애니타 K. 몰렌다 (Aneta K. Molenda), 샬럿 R. 크레이머 (Charlotte R. Cramer) 는 STEM 분야 내의 젠더 편향 근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연구했습니다. 주제분석과 양적분석을 사용한 이 연구에서는 STEM 분야의 젠더 편향을 보도한 3개 온라인 뉴스기사 (뉴욕타임스, 디스커버리 매거진 블로그, IFL 사이언스 블로그)의 댓글 란에 게시된 831개 댓글을 분석하여 댓글에 젠더 격차가 나타나는지 확인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STEM 분야의 성차별에 대한 근거에 동의하거나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여성보다 적었습니다. 또,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성차별적이거나 편견을 담은 댓글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래는 연구에 대한 요약입니다:

  • 831개 댓글 중 423개 (전체 표본의51%) 가 성차별에 직접 연관된 분석에 사용되었다.
  • 댓글을 단 사람 중 95% 가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썼다.
  • 댓글 중 88%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적으로 합리화하고자 했다.
  • 85%는 STEM 분야 내의 젠더 편향 연구 또는 그 연구 결과를 비판했다.
  • 68%이 STEM 분야 내의 젠더 편향 또는 성차별의 존재를 부인했다.
  • 그 밖에도, 부정적인 댓글을 단 사람 중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많았다. 또, 여성들은 젠더 편향의 존재를 인정하는 등 긍정적인 의견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이번 연구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연구를 통해 STEM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젠더 차별의 존재에 대한 남성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관심을 불러일으켰음을 강조했습니다.

젠더에 대한 사회문화적 통념, 그리고 남성/여성의 능력에 대한 편견은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들은 학문과 과학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객관성, 그리고 모든 편견의 부재에 질문을 제기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 젠더에 대한 편견은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작동하지만, 이 연구들은 성차별은 비록 미묘하거나 무의식적인 차원이라 해도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 이 연구들을 통해 교수진 또는 학생들 차원에서의 다양한 개입을 통해 연구자들이 젠더와 무관하게 자신이 열정과 능력을 갖춘 분야에 대한 의식적이고 편견 없는 커리어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같은 연구들이 보다 큰 규모로, 전 세계적으로 수행되어 오늘날 일어나는 성차별을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던져주었으면 합니다. 

참고문헌

1. What does it take to reach the top?

2. In the Ivory Tower, Men Only

3. Quiet desperation of academic women

4. Academia for women: short maternity leave, few part-time roles and lower p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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