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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리뷰 조작: 저자들이 피어 리뷰어를 추천하는 관례는 계속되어야 할까?

스네하 쿨카니 | 2015년1월5일 | 조회수 34,428
시리즈 기사 피어리뷰 지연
피어 리뷰 조작: 저자들이 피어 리뷰어를 추천하는 관례는 계속되어야 할까

최근 <효소 억제 및 의료화학 저널(The Journal of Enzyme Inhibition and Medicinal Chemistry)> 그리고 <바이오메드 센트럴 (BioMed Central)> 저널의 저자들이 논문 출판을 위해 피어 리뷰 시스템을 조작한 사건이 발생해 피어 리뷰 조작이 과학출판계의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피어 리뷰는 과학 출판물의 품질 관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라는 신뢰 하에 여러 명망 높은 저널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논문 출판을 향한 스트레스에 짓눌린 일부 저자들이 이 피어 리뷰 시스템을 오용하게 된 것입니다. 게재 철회된 논문을 분석해 과학계를 전망하는 리트랙션 와치(Retraction Watch)팀이 <네이처>에 기고한 기사에 따르면 자가 검토라는 부정행위를 통해 과학 출판 시스템의 커다란 오점들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지난 2년간, 피어 리뷰 조작으로 인해 <세이지 (SAGE)>, <윌리 (Wiley)>, 그리고 <테일러 앤 프랜시스 (Taylor & Francis)> 등 유명 저널들을 포함한 여러 저널에서 110건에 당하는 논문들이 철회되었다고 합니다. 출판사 측의 가장 큰 우려는, 저자들이 이처럼 출판 시스템을 오용하기가 무척 쉽다는 점입니다. <효소 억제 및 의료화학 저널>에서 일어난 부정행위를 예로 들자면, 약용식물학자인 문형인 박사는 아주 단순한 준비만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저널 측에 피어 리뷰 후보자를 추천하면서 가짜 이메일 주소를 보냈습니다. 따라서, 리뷰 요청은 가짜 주소를 통해 문형인 박사 본인 또는 그의 동료들에게 도착했고, 편집자에게는 우호적인 리뷰가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문형인 박사의 자백으로 인해 인포마(Informa) 산하의 여러 저널에 게재된 28편의 논문이 철회되었고, 편집자는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피어 리뷰 조작의 또 다른 예로는, 세이지 저널에 게재되었던 논문 60건이 “피어 리뷰 및 인용 순환”이라는 명목으로 철회된 사건인데, 피터 첸 박사가 130개의 가짜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 가짜 인격을 만들어서 거짓 리뷰를 조작한 것입니다. 이런 스캔들로 인해 전문가들은 “저자들에게 직접 피어 리뷰어를 추천하게끔 하는 관례가 합당한가” 라는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들에게 원고 투고 시 선호하는 피어 리뷰어의 이름을 제출하게끔 하는 저널이 많습니다. 리뷰어에게 검토 승낙을 받고 저널의 일정에 맞추게끔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저자가 직접 피어 리뷰어를 추천하면 출판 절차가 빨라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 가지 이유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특수 분야에서는 편집자보다 저자들이 이 논문을 분석할 능력이 있는 동시에 이해관계 충돌이 없는 검토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임명한 검토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저널 측의 선택이지만, 대부분의 편집자는 저자의 결정을 따르곤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반드시 저자가 아닌 편집자가 피어 리뷰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도 합니다.

생각해볼 만한 흥미로운 질문 중 하나는, 저자가 임명한 검토자, 그리고 편집자가 임명한 검토자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소아과학 저널 (The Journal of Pediatrics)> 이 해당 저널의 피어 리뷰 시스템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편집자가 추천한 검토자(ESR: Editor-suggested reviewers) 는 저자가 추천한 검토자(ASR: Author-suggested reviewers) 보다 논문 승인을 권유할 가능성이 적었습니다. ESR중 75%가 승인 또는 수정을 권유한 반면, ASR이 승인 또는 수정을 권유하는 비율은 80%를 웃돌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저자들은 자신의 논문에 호의적인 리뷰를 써줄 만한 검토자들을 추천하기에, 편집자는 보통 저자가 추천한 검토자 외에 1, 2명의 추가적인 검토자를 선정합니다. 스프링어(Springer) 사의 저널인 <국제 골다공증 (Osteoporosis International)>의 편집장 로버트 린지에 따르면, 서양의 편집자들은 아시아권 저자의 논문을 검토할 때 대체로 이 같은 방식을 따르는데, 아시아권 저자들이 추천한 검토자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해관계 충돌의 여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어떤 저널의 편집자들은 피어 리뷰 조작의 우려 때문에 검토자 선정 시 저자가 추천한 검토자들을 일부러 배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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