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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학술 출판 단체가 겪는 어려움

에디티지 인사이트 | 2014년8월12일 | 조회수 42,572
한국의 학술 출판 단체가 겪는 어려움
허선, 한림대 의대 교수

* 본 기사는 허 선 박사님 영문인터뷰를 국문으로 에디티지에서 번역한 내용입니다.

허선 박사님은 국립 서울대학교에서 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림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기생체 게놈 서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이사로 재직하며 KoreaMed, KoMCI, 그리고 Synapse와 같은 국내 의학 저널의 의학 데이터베이스를 설립하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한국의학교육」 저널의 부편집자이자, 「대한의료평가」 저널 편집자이기도 한  허 박사님은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교육연수위원장(2011. 09~2014. 02), 기획운영위원장(2014. 03~)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위원회 소속 위원이자 부회장이기도 합니다. 허선 박사님으로부터 오늘날 한국의 학술 출판 단체에 대해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은 한국의 학술출판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에서 대부분의 학술 저널은 한국연구재단의 한국 학술지 인용 색인(KCI)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공학 분야에서 621개, 농학/수산학 분야에서 145개, 의약학 분야에서 461개, 자연과학 분야에서 356개의 저널이 있습니다.

등록된 과학, 기술, 의학(STM) 저널의 수는 총 1,582개에 이르는데, 이 중 918개는 학회에서 출간한 것이며 664개가 기관에서 출간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업적인 회사가 저널을 출판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있다 한들 이는 학회나 기관의 공식 저널입니다.

한국에서 이윤을 좇는 상업적 저널은 거의 가치가 없습니다. 주요 STM 저널은 대부분 학회에서 출간하는 것이고, ETRI Journal(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나 Yonsei Medical Journal 등 기관에서 출간하는 저널은 극소수입니다.

영문 저널로는 245개가 있으며 그 중 86개가 의학 분야, 73개가 자연과학 분야, 66개가 공학 분야, 20개가 농학/수산학 분야입니다(이 통계는 KCI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는 아직 미완성 상태입니다.). 의학 저널 중 영문 저널의 수가 가장 많은데, 그 이유는 의학 분야 편집자들 중 저널을 PubMed Central/PubMed 나 Google Scholar에 등록해 저널을 세계적인 의학 정보 시장에 노출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STM 저널의 편집자들로 이루어진 단체가 두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KAMJE), 다른 하나가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KCSE)입니다. KAMJE는 1996년 출범한 단체입니다. 설립 목적은 편집, 출판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편집 원칙을 논의해 한국 내 의학 저널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KAMJE에 가입된 저널은 236개로, 의학, 치의학, 간호학, 수의학, 영양학, 그리고 보건학 저널들은 대부분 KAMJE 소속입니다.

평가 항목에 따라 저널의 편집 품질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편집자들을 위한 워크숍과 세미나를 열며, KoreaMed, KoreaMed Synapse, 그리고 KoMCI 등 세계적인 일류에 속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출판윤리를 논하며, 단행본을 출간하고, 아시아-태평양 의학학술지 편집인위원회를 통해 아시아권의 의학 에디터들과 협력하는 것이 KAMJE의 역할입니다.

KAMJE의 성공은 2006년 PubMed Central XML의 도입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출간된 모든 영문저널이 PubMed Central (PMC)/PubMed에 등재되고 있습니다. 현재 PMC에 등재되었거나 등재가 예정된 의학 저널의 수는 104개입니다.

KCSE는 2011년 9월 출범한 단체입니다. 목표는 편집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토론함으로써 한국의 과학 저널의 양식과 형식을 개선해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과학 저널을 통한 문화 향상과 인간 복지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KCSE는 편집 및 출판 윤리에 관한 워크숍과 세미나를 활발하게 개최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뿐 아니라 Science Editing이라는 학술 저널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2014년 현재 213개 저널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KCSE의 활동과 저널의 내용은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과학 분야 저자들이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나요?   

한국 정부는 다양한 과학 분야 연구보다는 대형과학(mega-science)이나 산업발전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에 보다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개인 연구자들이 연구 지원금을 받으려면 경쟁이 치열합니다. 정부가 주안점을 두는 대규모 연구팀에 참여하면 오랜 기간 지원금 걱정 없이 연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지원금을 받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지원기관이나 대학 측에서 임팩트 팩터가 높은 일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인데, 사실 이 문제는 어떤 나라에서든, 어떤 기관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 저자들도 일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정부는 정부 예산의 최소한 5%를 연구개발 예산으로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기에, 매년 연구개발 분야의 총 예산이 5~10%씩 상승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OECD 34개국 중 3위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또, 연구개발 분야의 총 예산은 OECD 국가들 중 4위입니다. 민간투자까지 합산했을 때 총 연구개발 예산에서 미국, 일본, 독일만이 한국을 앞서고 있는 것입니다.

SCIE에 수록된 논문 수에서 한국이 높은 성과를 자랑하는 것이 바로 이 덕분입니다. 연구 논문의 수만 따졌을 때 한국은 SCIE 논문 수에서 10위를 차지합니다.  

한국의 과학 분야 편집자들이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앞서 언급했듯 한국의 일류 연구자들은 한국에서 출간하는 STM 저널에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재직하는 대학에서는 교원의 절반 이상은 국내 저널에는 논문을 출간하지 않습니다. 임팩트 팩터가 높은 SCIE 저널을 찾기 때문입니다. 국내 저널 역시 SCIE 저널임에도 불구하고 임팩트 팩터가 낮다는 이유로 국내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려 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STM 저널에는 두 가지 분류가 있습니다. SCIE 저널, 그리고 비-SCIE 저널입니다. SCIE 저널의 편집자들은 전 세계에서 많은 투고를 받고, 투고된 논문의 수가 많아서 과부하를 겪을 정도인데, 반면 비-SCIE 저널에는 심지어 국내에서조차 투고 논문의 수가 적습니다. 최근 지원기관들은 SCIE 저널 뿐 아니라 SCOPUS 저널 역시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STM 편집자들은 저널을 SCIE 저널, 또는 SCOPUS 저널로 만들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 편집자들은 임팩트 팩터를 높여야 한다는 부담을 겪고 있습니다. 생의학 분야에서 임팩트 팩터를 높이는 첫 번째 방법은 PubMed 등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구글봇이 저널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PMC의 영향력이 강해지자 의학 편집자들은 저널의 언어를 영어로 바꾸고 PMC XML 파일을 생성해 PMC에 수록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의 편집자들은 어떨까요?

미국 과학재단(NSF)은 PMC와 같은 논문 전문을 수록하는 프리/오픈 액세스 저널을 구축할 의지가 없기에, 한국과학기술재단(KOFST)에서 2013년ScienceCentral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언어, 모든 과학 분야를 대상으로 한 PMC의 복사본과 같은 것입니다. KOFST에서는 프리/오픈 엑세스 정책을 가진 모든 협회 저널이 논문을 JATS XML 포맷으로 ScienceCentral에 업로드하기를 원합니다. ScienceCentral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JATS XML을 사용해 논문 전문을 수록하는 프리/오픈엑세스 데이터베이스입니다. 현재는 테스트 단계입니다.

다행히, CrossRef/XML, CrossMark XML, 그리고 FundRef XML을 포함한 JATS XML 제작비용은 한국에서 논문 1건당 50달러 선입니다. 따라서 XML 파일 생성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또, KOFST에서는 매년 총 500만 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학술 저널 출판사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간 국내 450개 STM 저널의 논문 5만건이  KOFST의 지원을 받고 있기에, KOFST의 지원금으로 XML 파일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허선 박사님, 한국 학술 출판 현황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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