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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출판과 학술 커뮤니케이션: 2017년 3월의 학술 트렌드 이슈 모음

에디티지 인사이트 | 2017년4월14일 | 조회수 5,870

지난 3월 가장 큰 논란이 된 주제는 학계 안팎을 통틀어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예산안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예산안을 읽어보는 데 열중해서 학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놓치고 있다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에디터들이 특별히 여러분을 위해 가장 흥미롭고 또 중요한 소식들을 엄선하였습니다. 그동안 학계에서 시선을 끈 논의 주제는 연구비 신청에 preprint를 고려하고 있는 NIH, 오픈 & 포터블 피어 리뷰 모델, 약탈적 출판사들을 색출해낸 함정 수사 작전, 과학계 여성의 미약한 지위, 제삼자 기관의 비윤리적 행위 등입니다. 계속해서 읽어보며 더 자세히 알아보시죠.    

1. 학계를 뒤흔든 트럼프의 첫 예산안: 이달 전 세계 이목을 집중한 이슈를 하나 고르자면 그것은 바로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예산 청사진(America First: A Budget Blueprint to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명칭이 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예산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예산 초안에서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예산을 18%,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예산을 31% 가까이 삭감하는 등 주요 과학 기관들의 규모를 줄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NIH에 대한 재정 지원 삭감은 규모가 가장 작은 연구 기관인 포가티 국제센터(Fogarty International Center)의 폐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한편 EPA는 직원의 5분의 1을 잃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 연구 분야 연구자들은 이 분야 예산이 전체적으로 최소 20%가량 삭감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년간 연구 현장을 지배해 온 국가의 과학 발전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국립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과 같은 다른 주요 기관이 언급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이 예산안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지만, 다가오는 시기에 곧 트럼프 대통령의 상세한 예산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학자들은 미 대통령이 과학을 이런 식으로 배제하는 것에 충격과 불신을 표명했지만, 예산안은 승인 전 의회에서 철저히 검토될 것이므로 아직 희망은 남아있습니다.

2. NIH, 연구비 지원서(grant proposal)에 preprint 포함 허용: Preprint(아직 출판되지 않은, 혹은 피어 리뷰를 거치지 않은 문서)를 연구자 성과의 일부로 봐야 하는가는 한동안 논의가 이어진 이슈입니다. 3월 24일 미국 최대 과학 기관 중 하나인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은 5월 25일 이후로 연구자는 연구 보조금 신청 자료에 preprint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NIH는 또한 이 공지에서 논문을 리포지터리에 기탁할 것을 연구자들에게 독려했습니다. 기나긴 피어 리뷰와 저널 출판 과정을 기다리기보다는 조기에 연구 결과물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온 생의학 연구자들은 이러한 진전을 반겼습니다. NIH의 공지는 또한 연구비 심사위원들에게 preprint가 피어 리뷰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지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NIH는 이러한 결정이 연구비 지원 심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시할 계획입니다.

3. Axios Review의 사업 중단이 드러낸 독립 피어 리뷰의 과제: 독립 또는 포터블 피어 리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Axios Review가 논문 투고량의 부족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어 3월 1일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이 비영리 기관의 창립자이자 편집주간인 Tim Vines는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로 저자에게 250달러를 부과하기 시작하자 곧 성장이 멈췄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더하여 많은 에디터가 자체적으로 피어 리뷰도 진행하고 있지만 Axios의 피어 리뷰가 끝나면 곧바로 에디터가 원고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저자들은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Tim Vines의 말에 따르면 학계의 업무 흐름은 상당히 확고히 굳어있어 포터블 피어 리뷰와 같은 새로운 혁신적 모델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습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포터블 피어 리뷰 업체인 Peerage of Science와 Rubriq는 Axios Review의 사업 정지를 독립 피어 리뷰의 실패로 해석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이러한 서비스를 찾는 원고는 1년에 고작 수백 편에 불과한 것이 사실입니다. 독립 피어 리뷰의 성공 여부는 자원 봉사를 이용한 외부 리뷰의 전통적인 저널 중심 모델이 무너지고 있으며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저자, 에디터, 출판사가 자신의 업무 흐름을 바꿔야 하는 새로운 상업적 모델로 새롭게 세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토대로 합니다. 그러나 Axios Review의 사업 정지와 이와 결합한 독립 피어 리뷰의 지지부진한 성장은 이 모델에서 성공을 이루기는 상당히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듯합니다.

4. 약탈적 출판사들을 드러낸 함정 수사 작전: 약탈적 출판(predatory publishing)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으며 조작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에디터의 역할이 있습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대학교(University of Wroclaw)에서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네 명의 연구자 Piotr Sorokowski, Emanuel Kulczycki, Agnieszka Sorokowska, Katarzyna Pisanski는 Anna O. Szust(폴란드어로 "Oszust"는 사기꾼을 의미)라는 가상의 에디터 인물을 만들어 약탈적 출판의 편집부 조작(editorial manipulation)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이 가짜 과학자에게 가짜 학위와 간행물, 심지어 웹사이트까지 만들어주고 (약탈적 출판사로 의심되는 곳들을 포함한) 360개 학술 저널에 이 인물의 에디터직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48개 저널이 이 가짜 과학자의 신청서를 수락했으며 약탈적 저널 중 일부는 실제로 일종의 금전적 기부를 제안하며 비용을 내고 출판을 위해 논문을 투고할 저자들을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심지어 O. Szust와 이익을 나누자고 제안한 저널들도 있었습니다. 이 신청서를 수락한 저널 중 합법적인 저널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이 연구는 약탈적 저널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것이 숨은 취지였습니다. 이 네 연구자의 주장에 따르면 약탈적 저널에 출판하는 것의 이점을 줄이는 것이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5. 학계에서 여성은 계속 미약한 지위에 머물게 될까? 최근 출판된 "학술 피어 리뷰에서의 성 편견에 관한 연구(Research: Gender bias in scholarly peer review)"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피어 리뷰어로 선발되는 빈도가 낮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역학 및 자체조직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Dynamics and Self-Organization)와 독일 번스타인 계산신경과학센터(Bernstein Center for Computational Neuroscience), 미국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그리고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Aix-Marseille University)의 연구자들이 모인 국제 연구팀은 피어 리뷰에서의 성 편견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들은 프론티어스(Frontiers)가 출판하는 과학, 보건, 공학 및 사회 과학 분야 142개 저널을 분석한 후 남성 에디터는 남성 리뷰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 있고 여성 에디터는 여성 리뷰어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학계에서 여성은 소수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 리뷰어로 남성보다 덜 선호됩니다. 이러한 성 선호는 남성과 여성이 자신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과 더 나아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같은 성에 속하는 사람들을 찾게 되는 경향에 기인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은 의견입니다. 여성이 다른 여성들을 학계로 끌어들이고자 이들을 선택한다는 것도 이 같은 행동에 또 다른 요인으로 기여했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학계를 대표할 수 있도록 좀 더 포괄적인 학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6. 저자들에게 피어 리뷰 통제권을 준 오픈 피어 리뷰 모델: 저자들이 제어할 수 없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는 학술 출판 과정은 종종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고 저자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F1000 Research의 저자 주도, 후 출판 초청 피어 리뷰 모델은 피어 리뷰 과정의 통제권을 저자들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자신의 원고 리뷰에 가장 적합한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리뷰어는 누구인지, 원고를 언제 수정할 것인지(저자는 다른 보고서를 받기 전 리뷰어의 의견에 답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음), 그리고 데이터와 그림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는지, 업데이트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저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저자에게 리뷰 과정에 대한 주도권을 주었음에도 출판 플랫폼은 품질 관리를 잃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리뷰어들을 제안하고 F1000 Research 팀은 이들의 적합성을 검토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독자들이 원고를 누가 리뷰했는지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덧붙여 F1000 Research는 COPE 회원으로서 높은 출판 및 윤리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투고 논문에 대해 출판 전 수많은 편집 항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오픈 피어 리뷰 모델에서는 리뷰어들 또한 리뷰 보고서가 과학적 담론으로 인용 가능한 문서가 되어 자신의 리뷰에 대한 정당한 공로를 인정받습니다. 이것은 학술 출판이 필요로 하는 추진력과 투명성을 더하기 위한 커다란 진전으로 보입니다.

7. 저자들을 속이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제삼자 기관: 최근 보고된 몇몇 사건에서 저널 대표자들은 원고 편집 및 기타 출판 서비스 회사들과 같은 일부 제삼자 기관의 비윤리적 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례로 한 원고 편집 회사는 에디터에게 저널에 논문 게재를 도와주면 금전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으며, 또 다른 예로 한 연구 윤리 회사는 저자들에게 회사의 노고에 대한 지원금으로 수천 달러를 기부하지 않으면 연구팀이 작성한 모든 논문을 조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 정상급 출판사가 “논문 브로커"로부터 브로커가 선택한 500~1,500편의 논문을 출판하는 대가로 금전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제삼자 기관이 계속해서 피어 리뷰와 저널 출판에 부적절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와 에디터는 제삼자 기관과 협력하는 것을 합의하기 전에 반드시 이들이 기대되는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에디터는 또한 이러한 사건을 겪게 되면 COPE에 보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며,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 기타 공개 포럼을 통해 연구 커뮤니티에 이를 주의하도록 알릴 필요가 있다고 이 기사는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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