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은 말초 조직에서 포도당 흡수 장애와 간에서의 포도당 생산 조절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인슐린 저항성, 상대적 인슐린 결핍,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대사 이상입니다.”
생물의학 분야 전문가는 이 문장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밖의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죠. 중요한 과학적 사실은 종종 어려운 전문 용어들이나 기술적 언어로 인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연구가 적절한 대상에게 전달되고 실제 공감하도록 만들려면 탄탄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죠. 여기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시각적 요소입니다.
생물의학 분야에서 부상하는 시각 커뮤니케이션
과학계에서 스토리텔링의 위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초록, 인포그래픽, 시각적 요약, 심지어 동영상까지, 다양한 형태의 시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연구자들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고 있죠.
왜 이런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걸까요? 시각적 요소는 우리 뇌가 정보의 홍수를 뚫고 필요한 정보를 처리하도록 도와줍니다. 더불어 디지털 시대의 정보 전달 방식에도 부합하죠. X(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시대, 독자들은(물론 의료 전문가도 포함됩니다) 빠르게 이해할 수 있으며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기대합니다.
시각적 요소는 단순히 시선만 끄는 게 아닙니다.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인지적 지름길 역할을 하며 단어보다 이미지를 더 빠르게 처리하는 두뇌의 놀라운 능력을 활용합니다. 실제로 시각적 정보는 단순히 더 빨리 처리되는 것을 넘어, 기억에도 더 잘 남는다는 점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깨닫고 있습니다. 의사들도 상담에서 시각적 보조 도구를 사용할 경우 환자들이 복잡한 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해부학적 구조와 치료 결정에서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시각적 요소는 복잡한 과학적 사실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때문에 연구 내용에 관한 흥미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연구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시각적 요소를 포함하면 또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1. 가시성 및 참여도 향상: 연구 커뮤니케이션에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면 가시성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래픽 초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죠. 영국의학저널(BMJ)부터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이르기까지, 저널들은 이제 시각적 초록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검색 결과나 콘텐츠 목록에 제목과 함께 그래픽 초록을 보여주면서 논문을 돋보이게 할 수 있죠.
시각적 요소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예시는 그래픽 초록이 트위터(현 X)에서 보이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그래픽 초록을 포함한 트윗은 제목만 기재된 트윗 대비 8배 더 많은 노출과 리트윗을 얻었습니다. 논문 링크 클릭 수는 3배 더 많았죠. 이는 특히 임상의와 협업 기관, 자금 지금 기관에 연구 결과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결과일 수 있죠.
2. 접근성 및 포용성 강화: 연구 논문은 의도치 않게 특정 독자층을 배제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도 논의에서 제외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연구 논문이나 초록을 접하는 모든 이가 해당 논문이 작성된 언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모든 독자가 같은 전문 분야 또는 학술적 배경을 지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 시각적 요소는 보편의 언어로 작용하여 더 넓은 독자층이 연구를 접할 수 있는 문을 열어 줍니다.
일례로, 뉴욕을 기반으로 진행된 한 공중 보건 연구에서 연구진은 스페인어권 환자들이 혈압 범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신호등 콘셉트의 인포그래픽을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과학적 내용을 희석하지 않으면서도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여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협업을 위한 가교 역할 수행: 과학적 글쓰기와 전문 용어를 통해 동료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출판물의 양을 고려하면 연구를 돋보이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널 클럽, 메디컬 라운드, 학술 프로그램 등에서는 그래픽 초록을 채택하여 논의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학회에서는 연구를 선보이는 방식에서 시각적 요소가 중심이 되어 가고 있죠. 전통적인 포스터에 동영상으로 연결되는 QR 코드를 삽입하는 것부터 실시간 공유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마트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세계신장학회(World Congress of Nephrology)와 같은 행사에서는 이제 시각적 초록을 공식 학술 발표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적 자료들은 의학 학회 진행 중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를 공유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오늘날의 생물의학 연구는 단독으로는 잘 진행되지 않죠. 신경과학자가 공학자와 협업할 수도 있고, 면역학자가 계산 모델링 전문가와 협업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면 논문의 핵심을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강조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 연구자들이 해당 연구가 자신의 분야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저널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되어 있는 내용으로, 그래픽 초록의 목적 중 하나가 학제 간 연구를 촉진하기 위함임을 명시하고 있죠.
4. 다양한 이해관계자간 소통 지원: 과학자들은 종종 자금 지원 기관, 여러 기관의 대표들, 미디어 등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으나 연구 결과에 큰 관심을 보이는 대상에게 자신의 연구를 설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잘 정리된 인포그래픽이나 간결한 시각적 요약은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연구 결과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립보건원(NIH)에서는 과학 커뮤니케이션과 대중 지원에 인포그래픽, 일러스트, 이미지 등 미디어 자료를 제공하고 있죠.
5. 의료 교육 및 훈련: 시각 자료는 교육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학습자는 전통적인 텍스트 위주의 형식과 비교했을 때 시각적 자료를 더 잘 이해하고 흡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포그래픽과 같은 시각 자료는 복잡한 자료를 더 쉽게 이해하고 자신을 갖고 과학 자료를 탐색하도록 도와 의대생들이 연구를 더 적극적으로 탐구하도록 돕습니다. ‘Clinical Problem Solvers’와 같은 의료 교육 커뮤니티들은 질병 스크립트(illness script)와 스키마(schema) 등 진단 추론의 시각적 요약 자료를 공유하고 있죠.
시각적 요소는 생물의학 분야 연구 결과를 정적인 문서에서 동적인 이야기로 전환하여 널리 전달되어 사람들이 연구를 이해하도록 도우며, 이들이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 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 논문이나 발표를 준비할 때 한번 스스로 물어 보세요. ‘도표를 활용하면 방법론을 더 명확히 전달할 수 있을까?’ ‘그래픽 초록이 핵심 결과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간단한 인포그래픽을 활용하면 더 넓은 독자층으로 연구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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