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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의 만성신장질환 발병 위험도, AI로 예측한다 – 경희대 의과대학 연동건∙이상열 교수 연구팀

EJ Jun Lee | 2025년11월13일 | 조회수 572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이상열 교수 연구팀

11월 14일세계 당뇨병의 날입니다. 인슐린을 발견한 과학자 프레더릭 밴팅(Frederick Banting)의 생일을 기념해 제정된 것이죠.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11.7%(30세 이상 기준)입니다. 30세 이상 국민 100명 중 약 12명은 당뇨병을 앓는다는 의미죠.

당뇨병은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만성 대사질환입니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눈과 신장, 신경, 혈관에 손상이 발생하며 여러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당뇨병 자체에 대한 치료와 관리도 중요하지만, 합병증 관리 및 치료 역시 대단히 중요하죠.

관련하여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상열 교수, 연동건 교수, 우세린 연구교수, 황승하 연구원, 조재형 연구원)이 국내외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만성신장질환이 5년 내 발병할 위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한 것이죠.

 

에디티지 인터뷰 - 경희대 의과대학 연구팀

(좌측부터 우세린 연구교수, 황승하 연구원, 조재형 연구원, 연동건 교수, 이상열 교수)

이에,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놀라운 성과를 낸 연구팀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예측 모델은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으며, 특히 만성신장질환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AI는 향후 당뇨병 치료 부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에디티지 인터뷰 - 경희대 의과대학 연구팀

 

1. 이번에 국내외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만성신장질환(CKD)이 5년 이내 발병할 위험을 조기에 예측 가능한 다중 모달 AI 모델을 개발하셨습니다. 해당 모델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의 목표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향후 5년 이내 만성신장질환(CKD) 발생 위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경희의료원과 영국 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해 임상 데이터(혈당, 혈압, 지질, 약제 이력 등)와 망막 영상을 결합한 다중모달 AI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심층신경망(DNN)과 영상 분석 모델(VGG16)을 결합한 결과,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향후 5년 이내 만성신장질환 발생 위험이 한국에서는 88%, 영국에서는 72%로 나오며 높은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2. 다른 합병증 중에서도 CKD의 발병 위험 예측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더불어, 당뇨병 환자의 신장 질환 예측을 위해 임상 데이터와 ‘망막 영상’을 결합한 AI 모델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뇨병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가 신장질환입니다. 초기에는 무증상으로 진행되지만 발견이 늦으면 투석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 위험이 큽니다. 망막 혈관 변화는 신장의 미세혈관 손상과 연관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망막 이미지 속 혈관 패턴을 AI가 학습하면 신장 손상의 조기 징후를 간접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임상 데이터와 영상 정보를 통합해 기존 임상지표만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신호를 포착한 것이 핵심입니다.

3. 기존의 단일 모달 기반 예측 모델과 비교했을 때, 이번에 개발한 다중 모달 AI 모델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요?

임상 데이터 혹은 영상 하나만 활용한 단일 모델보다 다중 모달 모델이 현저히 우수했습니다. 임상 데이터만으로는 정확도가 70%대 수준이었지만, 임상 데이터와 망막 영상 데이터를 통합한 모델은 수치가 88%까지 올랐습니다. 두 정보를 결합함으로써 각각의 제한점을 보완하고 예측의 정밀도와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4. 현장 의료진이 해당 모델을 해석하고 또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예측 모델에 어떠한 설계를 추가했나요? 해당 모델이 앞으로 1차 진료기관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구현되기를 기대하시나요?

SHAP 및 Grad-CAM 과정으로 ‘AI가 무엇을 근거로 예측했는가’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혈청 eGFR,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 망막의 시신경유두와 주요 혈관부위를 중요하게 활용했습니다. 이런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이 확보되어야 의료진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자동 망막촬영기 혹은 웨어러블 기기와 연계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검사-예측-경고 알림까지 파이프라인이 통합되어 간편히 활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5. 이번 모델을 기반으로 앞으로 연구를 확장하고자 하는 질환이나 분야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번 연구는 신장 합병증 예측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당뇨병 통합 위험 예측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망막 이미지뿐 아니라 심전도, 체성분, 웨어러블 활동량 데이터 등을 추가 통합해 심혈관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6. 오는 10년, AI는 당뇨병 치료 부문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앞으로 AI는 당뇨병 치료를 ‘진단 기반’에서 ‘예측 및 행동 기반’으로 전환시킬 것입니다. 환자마다 혈당, 체중, 수면, 활동 패턴을 실시간 분석해 맞춤 생활습관 피드백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일상화될 것입니다. AI가 단순히 의사의 보조가 아닌 ‘디지털 코치’로 환자 자기관리의 중심이 될 것이라 봅니다.

7. 연구진 전원이 경희디지털헬스센터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디지털헬스’라는 단어는 아직 생소한데요. 어떤 개념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디지털헬스는 의료와 정보기술을 결합해 데이터 기반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입니다. 이제 병원에서의 치료뿐 아니라 병원 밖의 데이터—웨어러블, 스마트폰, IoT 기기—가 환자의 건강 궤적을 결정합니다. 경희디지털헬스센터는 이런 데이터를 연결해 AI로 예측하고 디지털 치료로 환자 행동을 변화시키는 통합 모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8. 의학계 및 과학계에는 AI 도입을 우려하는 의견도 여전히 적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러나 AI의 도입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추세가 된 것 같습니다. AI를 활용하여 큰 성취를 이룬 팀의 입장에서 AI의 도입을 주저하는 연구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의료 결정을 지지하는 도구’입니다. AI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의학적 문제의식을 유지하면서 그 문제를 AI 도구로 더 정확히 풀겠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데이터 품질과 임상적 해석이 결국 AI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9. AI와 의학의 접점에서 일하고자 하는 신진 연구자나 임상의에게 필수적인 기술 또는 마인드셋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임상적 감각’, 둘째는 ‘데이터를 읽는 논리력’, 셋째는 ‘협업 마인드’입니다. 의사,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융합적 사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AI 모델링 기술보다 먼저, “이 AI가 환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를 질문하는 습관이 필수입니다.

 

자세한 답변을 들려주신 연구팀에 감사드립니다! 연구팀의 목소리를 들어 봤으니, 이번에는 각 연구자의 목소리를 들어 볼 차례죠.

 

먼저 이상열 교수님께, 당뇨병 및 내분비질환을 오래 연구해 오셨는데, 지난 수년간 해당 분야에서 AI의 역할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물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인공지능(AI)은 당뇨병 및 내분비질환 분야에서 ‘보조 도구’에서 ‘예측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망막 영상이나 병리 이미지를 판독하는 데 AI가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당, 혈압, 체중, 약제 복용력 등 전자의무기록(EMR)과 웨어러블 데이터를 결합하여 질병의 미래 위험을 예측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저희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임상 데이터와 망막 영상을 통합한 다중모달 AI 모델을 통해, 2형 당뇨병 환자에서 5년 이내 만성신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은 정확도(88%)로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위험을 예측하고, 조기 개입 시점을 제시하는’ 단계로 도약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모델이 어떤 요인(eGFR, 알부민뇨, 망막 혈관 구조 등)을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의사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투명성 덕분에 AI는 점차 임상 의사결정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AI가 진료실을 넘어, 환자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조정하는 ‘디지털 코치’ 역할로 확장될 것입니다. 의료진과 환자, 그리고 데이터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진정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경희디지털헬스센터는 “의료와 헬스케어 IT 공학”을 결합한 “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연동건 교수님께는 의과학 연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역량 혹은 태도가 무엇일지 물었습니다.

우리 기관이 추구하는 “의료와 헬스케어 IT 공학” 융합 인재 양성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호기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반으로 한 융합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융합형 의과학 연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특히 다음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1. 끊임없이 몰입하는 학습태도

2. 융합형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협업 태도

결국 공학과 의학을 잇는 힘은 문제 해결에 몰입하는 능력과 협업에서 나옵니다. AI 100조 연구비 시대, AI 주권 시대를 맞아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량을 갖춘 인재만이 새로운 의료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세린 교수님은 빅데이터를 다루시는 전문가인데요. 빅데이터를 다루면서 자주 맞닥뜨리는 과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 물었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통해 AI를 고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하지만 빅데이터 연구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과제는 데이터 품질과 일관성 문제, 그리고 다양한 출처 간의 표준화 어려움입니다. 단순히 양이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깊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이야말로 빅데이터 연구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진 연구자인 황승하, 조재형 연구자님께 물었습니다. “신진 연구자로서 이번 국제 AI-헬스 융합 연구에 기여하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 향후 의학 연구에 대한 관점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이번 국제적인 AI-헬스 융합 연구에 참여하면서, 저희는 공학과 의학이라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연구자가 함께 협업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황승하 연구원(공대 석사 과정)은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 기여하면서, 단순히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모델과 연결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조재형 연구원(의대생)은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임상적 질문을 정의하고 데이터 해석에 기여하면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연구 설계와 분석의 폭이 확장되고, 실제 환자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저희 두 연구자 모두 단일 분야의 관점을 넘어서, 다학제적 소통과 융합적 접근이 현대 의학 연구의 핵심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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