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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이대로 좋은가?

스네하 쿨카니 | 2015년10월5일 | 조회수 37,187
시리즈 기사 2015 노벨상
노벨상

올해는 노벨상 115주년입니다. 이 상은 1895년 물리,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또는 발명”을 한 사람들을 치하하기 위해 재산 대부분을 사용하겠다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장에 따라 설립되었습니다. 이 선언과 함께 노벨은 노벨상 시상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노벨상은 오늘날 학자의 지적 성취를 치하하는 가장 큰 영예인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과학적 성취를 인정하는 100년 전의 규정이 오늘날의 과학 문화를 반영할 수 있을까요? 노벨 위원회가 오래된 규정을 재검토하고 노벨상이 오늘날의 변화하는 연구 지형에 더 잘 부합할 수 있도록 어떤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노벨상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규정 중 하나는 노벨 재단에서 세운 “50년간의 비밀보장 수칙”입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노벨 위원회에서 선정한 수상 후보와 그에 대한 평가는 50년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즉, 후보자들에 대한 검토 과정이 반세기 동안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오슬로 노벨 연구소 소장이자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 비서 Olav Njølstad 은 노벨상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자신이 비밀 유지 기간을 25-30으로 줄이고자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Nobelprize.org의 편집자 Agneta Wallin Levinovitz 는 “평가가 50년간 비밀로 보장되기 때문에 노벨 위원회는 자신의 평가가 밝혀질 걱정 없이 정직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선정 과정에 투명성을 더하면 노벨상의 신뢰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또 다른 규정도 있습니다. “사후에는 노벨상을 수여할 수 없으나, 시상식 전에 수상자가 사망하더라도 상은 예정대로 시상된다.” 이 구절에 불만을 표현한 학자들이 많습니다. 2013년 피터 힉스와 프랑수아 앙글레르는 이후 힉스 입자로 알려진 물질을 예측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앙글레르는 자신의 발견을 동료인 미국 태생의 이론물리학자 로버트 브라우트와 함께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브라우트는 2011년 사망했기에 노벨상 수상자 자격을 잃었습니다. 연구자가 사망한다고 해도 그들의 업적이 과학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규정을 고쳐 수상 자격이 있는 연구자에게는 사후에도 노벨상을 시상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협력 연구, 다학제 연구, 다중 저자 등이 늘어난 오늘날 과학 연구는 대규모 연구팀이 함께 진행합니다. 힉스 입자에 관련된 피터 힉스의 연구도 수많은 연구자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노벨상은 최대 세 사람만이 공동 수상할 수 있습니다. 노벨상 규정은 오늘날 연구가 이루어지는 방식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 사설에서는 “노벨상의 3인 규정은 과학이 상아탑 속의 몇몇 천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개념을 강화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평화상을 제외하면) 기관을 수상자로 선정할 수 없다는 규칙 역시 팀을 이루어 활약한 과학자들을 배제한 처사입니다.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한 대규모 연구팀의 업적을 치하할 수 있도록 노벨 위원회가 규정을 새롭게 만들 필요성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관찰했을 때 뚜렷이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는 여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901년에서 2014년까지 전체 860명의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은 46명에 불과했습니다. 2004년부터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의 노벨 물리학상 위원회 서기로 재직한 Lars Bergström은 여성 수상자의 수가 적은 이유 중 “여성보다 남성 과학자를 인정하는 경향 역시 일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핵분열을 유발하는 요인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30년간 독일 화학자 Otto Hahn과 협력 연구를 진행하며 그가 핵분열 실험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운 여성 과학자 Lise Meither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Otto Hahn은 “중핵자 분열을 발견한 공로”로 혼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여성 과학자 역시 남성 과학자만큼 인정받을 기회를 주어 성평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학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수학적인 업적을 이룬 천재에게 주는 노벨상이 없다는 점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수학 분야에서 시상하는데, 노벨의 유언장에는 수학 분야가 빠져 있었습니다. 수학 분야에서는 노벨상에 필적할 만한 상으로 아벨상, 필즈 메달이 서로 겨루고 있습니다. 노벨이 수학상을 만들지 않은 이유로 많은 사람이 그가 수학에 관심이 없었거나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 역시 가치 있는 학문 분과입니다. 나중에 노벨을 기리며 만들어진 노벨 경제학상이 노벨이 유언에 남긴 다른 분야의 상과 함께 시상되듯, 노벨 재단에서 노벨 수학상 창설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노벨상은 여러 세대에 걸쳐 지식인의 업적을 칭송했고 전 세계적으로 학문적으로 가장 뛰어난 업적을 기리는 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규정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지만, 과학과 연구의 문화는 상당히 진화해 왔습니다. 노벨상의 영원한 영광을 위해서는 몇 가지 측면들이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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