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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윤리에서 자유로운 학제는 없다

에디티지 인사이트 | 2015년4월20일 | 조회수 30,607
출판윤리에서 자유로운 학제는 없다
Dr. Irene Hames, Research-Publication & Peer-Review Specialist

학술 출판 분야에서 30년이 넘게 경력을 쌓아 온 아이린 헤임스 박사(Dr. Irene Hames)는 연구-출판 및 피어리뷰의 전문가입니다. 또 영국 하원 과학기술 특별위원회(UK Parliamentary House of Commons Science and Technology Committee)의 특별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과학출판의 피어리뷰(Peer Review in Scientific Publication)> 보고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린 헤임스 박사는 윌리 블랙웰(Wiley Blackwell)과 실험생물학회(The Society for Experimental Biology)이 공동으로 운영한 <플랜트 저널(The Plant Journal)>의 창립 당시 책임편집자였습니다. 또, 윌리-블랙웰이 ALPSP(학술 및 전문가 학회 편집자 협회; the Association of Learned and Professional Society Publishers)와 공동으로 발간한 단행본 <과학저널의 피어 리뷰와 원고 관리(Peer Review and Manuscript Management in Scientific Journals)>를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헤임스 박사는 COPE(출판윤리위원회; the 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에서 2010년에서 2013년까지 위원, 관리자 및 이사로 재직하며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또 COPE의 <윤리적 편집 (Ethical Editing)>의 책임 편집 및 <COPE 다이제스트: 출판 윤리의 실제(COPE Digest: Publication Ethics in Practice)>의 편집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COPE 사례 분류체계(COPE Case Taxonomy)를 주창하여 <COPE 피어 리뷰 윤리 가이드라인 (COPE Ethical Guidelines for Peer Reviewers)> 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헤임스 박사는 센스 어바웃 사이언스(Sense About Science), ISMTE(국제 책임/기술편집자 협회;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Managing and Technical Editors) 등 다양한 기관의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아이린 헤임스 박사는 세포생물학 박사학위 소지자이자 생물학 협회(Society of Biology) 회원이며, 해당 협회의 연구 보급 위원회(Research Dissemination Committee) 소속이기도 합니다.

세포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학술출판계로 진출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겹친 것입니다. 당시에 남편이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이사하게 되었고, 이때 결혼을 하게 되어 저는 개인적인 커리어와 가정생활을 함께 잘 꾸릴 수 있는 커리어를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몇 년 전에 보았던, 런던의 출판사에서 낸 교정자 모집 공고가 떠올라서, 이 업무에 흥미가 있으니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느냐는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10년간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학술도서와 저널의 여러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업무가 저와 잘 맞았습니다. 이후 제 과학적 연구 경력과 출판, 편집의 전문성을 결합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신생 저널인 <플랜트 저널>의 창간과 운영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온 것입니다. 저는 제안을 즉시 받아들였는데, 무척 즐거우면서도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저널의 책임 편집자로 20년간 일하며 편집실을 꾸리고 저널의 성장과 발전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멋진 사람들과 함께 자극이 되는 환경에서 일한 경험이 큰 기쁨이자 특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업계에 많은 변화가 생긴 시기였기에, 혁신의 기회도 많았습니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무렵에는 인터넷도 이메일도 없어서 모든 업무는 전화, 원고 인쇄본, 우편으로 주고받는 서신 교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인터넷이 등장하자 처음에는 온라인 출판이 생겨났고, 곧 온라인 투고, 리뷰, 추적 시스템도 생겼습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출판 절차가 효율적이며 신속해졌을 뿐 아니라 시간과 금전적 제약 없이 먼 나라의 리뷰어들과도 협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더 넓은 학술 출판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키고, 피어리뷰에 대한 책을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ISMTE의 창립이사위 및 대중에게 널리 퍼진 잘못된 과학적 주장을 바로잡아 대중에게 어떤 지식이 믿을 만하며 어떤 주장을 주의해서 받아들여야 할지 알리는 센스 어바웃 사이언스의 자문위원회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COPE란 어떤 단체인지,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COPE는 편집자와 출판사에게 출판 윤리의 다양한 측면, 특히 연구 및 출판의 부정행위 사례를 다루는 조언을 제공하는 회원제 기관입니다. COPE는 1997년 런던에서 소수의 의학 저널 편집자들이 부정행위에 대한 경험을 서로 나누는 모임을 여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는 모든 학제를 대상으로 9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문기관인 COPE는 회원들에게 교육 및 실제 자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서로 사례를 제시하고 논의와 조언을 나눌 수 있는 포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COPE의 다양한 가이드라인 중 일부는 업계 표준이 되었는데 그 예 중 하나가 논문 철회 가이드라인입니다. COPE의 회원들은 또한 저널 편집자 행동강령(Code of Conduct for Journal Editors)을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COPE는 출판 윤리에서 빠르게 변화하거나 논쟁적인 영역들에 대한 학계의 논의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1년 5월부터는 부정행위, 익명의 내부고발자에게 응답하는 방법, 편집자가 표절에 반응하는 자세 등에 대한 정보를 문서로 발행해 각 저널 편집장들 사이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재직했던 저널도 수년간 COPE의 회원이었기에 저는 연간 세미나에 정기적으로 참석했고 당시 회원들은 대부분 생의학 관련 저널이었습니다. 저는 COPE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이 무척 귀하고, 제가 일하고 있는 저널처럼, 점점 윤리적 문제가 늘어나는 기초과학 분야의 저널에 중요성 및 관련성을 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원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선거를 거치게 되는데, 저는 후보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고, 결국 위원회에 선출되었습니다. 저는 2010년에서 2013년까지 위원으로 재임했고, 당시에 다양한 분과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COPE에서 계간 발행하는 뉴스레터인 <윤리적 편집>의 편집장을 맡고, 또 그 후속 출판물인 <COPE 다이제스트: 출판 윤리의 실제>의 편집자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COPE 사례 분류체계>를 시작해 <COPE 피어리뷰 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COPE와 같은 기관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방향성을 지시하는 팀의 일원이 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헌신이 필요했지만 (COPE는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무척 보람이 있는, 학계에 보답하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전(前) 위원 자격으로 COPE 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Dr. Irene Hames, COPE, 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

왼쪽부터: 아이린 헤임스 박사. COPE 의장 지니 바버(Ginny Barbour)박사, COPE 부의장 샬럿 호그(Charlotte Haug)박사가 헤임스 박사가 이끌던 분과위원회에서 발간한 COPE의 홍보물을 들고 있는 모습. 2013년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피어 리뷰 및 생의학 출판 국제회의>에서.

출판윤리에 있어 출판 업계는 어떤 식으로 변화해왔습니까?

생의학 저널에서 오랫동안 존재했던 윤리적 문제들이 현재 학계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제 출판윤리에서 자유로운 학제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저널에서는 부정행위 사례가 늘어난 것뿐 아니라 더 복잡해진 것 같습니다.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적절한 전문성과 결합한 섬세하고 외교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약 7, 8년 전부터 많은 출판사가 COPE가 제공하는 지원과 자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기에 COPE의 회원 수는 2006년에서 2007년에 이르는 동안 350명에서 3500명까지 약 10배 늘었습니다. COPE의 자료 대부분은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도 있는데, 특정 사례에 대한 자문이라거나 COPE 세미나 무료 참석, 온라인 학습 사이트 접속 등으로, 신규 편집자들에게는 출판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길잡이가 되며 경력 편집자들에게는 보충 자료가 되는 귀중한 교육 자료들입니다.

COPE는 언제나 회원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논문 투고, 연구순수성 사례에 대한 연구기관과 저널의 협력, 리뷰어 윤리 등의 가이드라인이 발행되었습니다. 제가 2013년 위원 케이런 피어슨(Charon Pierson), COPE 의장 지니 바버, 운영 매니저 나탈리 리지웨이(Natalie Ridgeway)등과의 협력을 통해 이끌었던 프로젝트는 편집자와 출판사 측에서 COPE에 의뢰하는 문제 중 가장 흔하면서도 까다로운 문제들의 경향을 분석해 새로운 자료 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사례들에 대해 18개 카테고리와 100개 키워드를 사용한 분류체계를 개발했으며 (현재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publicationethics.org/cope-case-taxonomy) COPE의 사례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모든 사례를 재분류하고 분석했습니다. 2013년 9월 <피어 리뷰 및 생의학 출판 국제회의>에서 모의 결과를 발표했으며, 2014년 3월 브뤼셀에서 열린 COPE 유럽 세미나에서 새로운 키워드 분석을 업데이트한 버전으로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다음 영상을 참조하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5VwdXPthUX4)

연구순수성과 관련된 문제 중 다수가 연구가 출판되거나, 출판을 위해 투고된 다음에야 관심을 끌게 됩니다. 따라서 연구 단계의 문제가 늘어났다는 것은, 편집자와 저널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늘었다는 뜻이 됩니다. 제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일부 윤리적 문제는 지식 부족이나 소홀함 때문에 일어나지만, 연구자들이 지나친 부담 때문에 의심할 만한 행동을 하거나 부정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너필드 생명윤리 위원회 (Nuffield Council on Bioethics)는 현재 영국의 과학 연구 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해 연구 환경의 다양한 특징이 과학자들의 연구와 행위, 그리고 부정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물이 학술 출판계의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봅니다. (http://nuffieldbioethics.org/research-culture)

※이 인터뷰는 2014년 6월에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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