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은 타인의 작업물을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는 행위입니다. 학술 출판의 경우, 타인의 작업물이란 보통 타인이 작성한 글의 일부, 그림, 사진, 방정식 등이 해당하지요. 자기 표절(self-plagiarism)이란, 과거에 자신이 도출한 자료를 인지하지 못한 채 혹은 의도적으로 새로운 것이라며 다시금 주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표절 사례
예를 들어서, 과거에 개발한 실험 절차를 이미 논문에 기재하여 출판한 적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당시에 기재한 설명을 현재 작성 중인 논문에 그대로 갖다 붙였습니다. 여기에서 해당 부분에 인용 표시를 하고 논문 출처를 명시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이 이전에 출판된 적 있다는 사실을 표시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자기 표절에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그 절차에 관한 설명 역시 제가 한 것인데요. 타인의 논문을 마치 제 것처럼 복사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본인의 연구 내용이죠. 하지만 이미 과거에 공유된 적이 있는 내용이죠.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인용 부호와 참고 문헌을 생략함으로써 숨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결국 독자를 기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볼까요? 연구 보조금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과거 연구 논문 일부를 서론에 붙여 넣었습니다. 이 역시 자기 표절일까요? 맞습니다. 조금 덜 노골적일 뿐이죠.
자기 표절의 정의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 윤리국(Office of Research Integrity)은 자기 표절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기 표절은 과거 출판물(글, 데이터, 이미지 등)의 일부 또는 전체 요소를 출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모호하게 표시하여 새로운 출판물에 재사용하는 여러 맥락에서 사용됩니다.”
자기 표절은 문장 재사용(text-recycling)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아래의 ‘문장 재사용’ 정의에서도 볼 수 있듯, 두 개념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문장 재사용은 텍스트 자료(산문, 시각 자료 혹은 방정식)를 새로운 문서에서 재사용하는 것으로, (1) 새로운 문서의 자료가 원본과 동일하고 (또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2) 해당 자료가 새 문서에서 인용(따옴표 혹은 블록 들여쓰기) 표시되지 않았으며 (3) 새 문서의 저자 중 적어도 한 명이 이전 문서의 저자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자기 표절 피하는 법
문장 재사용이 표절이라는 오해는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저자가 자기 표절로 지적받지 않기 위해서는 아래의 내용에 유의해야 합니다.
- 과거 출판된 글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 따옴표 안에 넣고 출처를 반드시 인용 표시하세요.
- 본인이 작성했으나 출판되지 않았거나 출판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소스에서 글을 인용할 경우에는 따옴표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 제출하는 원고가 주로 본인의 출판되지 않은 글(학위 논문 등)을 기반으로 하거나 여기에서 비롯된 경우 에디터에게 해당 사실을 고지하세요.
출판된 글에서 내용을 인용할 때 인용 표시와 출처를 명시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습니다. (논문을 게재한 저널에 저작권을 양도하는 동의서에 서명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별도의 글을 통해 다룰 주제입니다. 여기에서는, 자기 표절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아무리 자신이 작성한 글이라도 이를 재사용한다는 점을 명시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점을 명심해 두세요. 단,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관련 정보나 인용 표시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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