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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가로채기 범행(Academic Hijacking)이 일어나는 학술계의 어두운 길 피하는 방법

케이븐 매클로플린 | 2018년9월29일 | 조회수 8,327

며칠 전, 한 저자가 저널이 본인에게 미리 알리지도 않고 논문을 출판했다며 저희에게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논문을 투고하고 나서 심사 상태를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는데도 답장이 없어, 마침내 투고 철회 연락을 보냈습니다. 그 후에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갑자기 저의 법적인 저작권 동의서도 없이 제 논문이 출판되었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출판된 논문을 철회하는 방법이 있나요?”

이는 전혀 새로운 사건이 아닙니다. 연구자들이 출판에 대한 열망 때문에 약탈적 저널의 손에 무턱대고 논문을 맡겼다가 나중에서야 속았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는 것입니다. 저널은 논문을 볼모로 저자들에게 큰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이건 간에 가장 위협을 받는 쪽은 저자들입니다. 저자의 명성과 수년간의 노력이 달린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저자들이 약탈적 출판사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요? 논문을 도둑맞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문제에서 저자에게 가장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저널 편집자라는 판단이 들어, 에디티지는 저널 편집자로서 경험이 풍부한 Caven Mcloughlin 교수에게 이 문제에 관한 견해를 요청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Mcloughilin 교수는 저자들에게 자신의 명성과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심스러운 저널을 멀리 피하는 길 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저자분들께

여러분이 약탈적 저널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연구가 도둑맞아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가짜 저널에 논문 파일을 전송하는 바로 그 순간, 강도에게 지갑을 내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이미 너무 많이 들어보아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압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저자는 마지막 초안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논문을 출판할 수 있을 만한 저널들을 찾게 됩니다. 명망이 높고 평판이 좋으며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색인이 되어 있는 학술저널에 연구결과를 투고하는 경우 출판 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기까지 오랜 기간 (최대 60일까지)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후보 저널들을 살펴 보고 쉬운 길을 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논문게재료”만을 내기만 하면 짧은 기간 내 높은 출판 가능성을 약속하는 약탈적 출판사의 웹사이트의 꾐에 마음이 혹합니다. 이러한 약탈적 출판사 중에서는 저자 비용이 얼마인지 미리 말해주는 곳도 있고, 찾기 어려운 곳에 숨겨져 있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빠른 출판 처리 기간이라는 약속 때문에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저널’에 연구를 보내 버렸습니다. 아마 마음속으로는 그 저널이 연구 공개를 위한 정직한 채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저널에 출판된 다른 논문들은 어떤지 살펴보지도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구매자가 물건을 사고 난 후 어느 순간 후회하듯, 저자도 논문 투고를 철회하고 싶어지는 때가 올 수 있습니다. 논문 제출 철회 요청을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합니다. 저널과 얽힌 끈을 끊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보았지만, 머지않아 연구가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 저널에 논문을 출판하는 것이 금전적인 손해뿐 아니라 연구자로서의 명성에도 흠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요.

정말 직설적으로 뼈아픈 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골치 아픈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저자는 본인의 연구 논문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이고, 연구는 저자의 손을 떠나버렸습니다. 다른 저널에 재제출을 해보려고 하지만, 그 저널이 윤리성을 중요시하는 곳이라면 특히, 논문은 단칼에 거절될 것이고 자기 표절자로 낙인이 찍히게 될 것입니다. 소문은 다른 편집자들에게도 흘러 들어갈 것이고, 저자의 이름에는 끔찍하게도 ‘표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될 것입니다.

너무 좋아서 믿기 힘들 정도라면, 믿지 마세요!

대부분 대학교 행정처에는 가짜 저널에 출판한 강사들은 승진 심사 시에 출판 인정을 해주지 않는 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정받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앞으로 닥쳐올 결과 중 가장 나쁜 것도 아닙니다. 곧 청구서가 줄줄이 날아올 것이고, 독촉 이메일은 점점 더 적대적으로 변해갈 것이고 600달러, 1,100달러, 혹은 더 터무니없는 금액을 논문 출판 비용이랍시고 내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협박을 받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독촉 이메일을 받게 되면 읽지 않고 지워버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벌써 말씀드렸듯이, 이런 학문적 거리 범죄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단계로는 저자의 학교 고위 관리자 중, 학교 홈페이지에서 이메일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까지 저자가 출판사에 계약된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협박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이 이메일들은 저자가 돈을 내지 않으면 학교가 대신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며 강요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저자에게 어째서 출판 서비스와 계약을 하고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냐며 전화를 하게 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처음에는 저자의 귀중한 노력에 대한 권리를 빼앗기고, 이제는 출판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저자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여기서 교훈을 얻는 것 말고는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학계의 범죄자들과 엮이지 마세요.

수상한 이들과 어울려 다니면 결국 수상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기 마련입니다.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격언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평판이 좋은 저널이 믿을 만한 피어 리뷰 절차도 없이 며칠 만에, 혹은 일 이주 만에 가치 있는 결과물을 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학문의 보급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계의 범죄자들과 연루된 사람이라면 그 또한 범죄자라는 오해를 받게 됩니다. 우리는 학문적 성취에 지름길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이미 저자의 연구가 손을 떠난 상태이니, 이제 ‘피해 수습’ 방안을 강구할 시간입니다. 가짜 저널이 저자의 연구를 출판한 것이 논문의 우수성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들은 저자를 금전적으로 갈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구를 이용한 것입니다. 그들이 저자의 연구를 출판하는 순간, 그들은 비용 지급을 요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동료들을 이용해 저자의 체면을 망가뜨려 창피를 당하게 만듭니다. 논문을 철회할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철회를 위해서는 원래 출판 비용에 맞먹는 비용에 철회 비용까지 추가된 더 큰 금액을 요구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를 더 악화시킵니다. 논문을 다시 제대로 된 저널에 재제출할 계획이 있다면, 비용 지급만이 저자가 다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 연구 논문에 쏟아부은 노력이 이제 물거품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가짜 저널에 출판된 연구를 재제출하면서 그것이 원저 논문이며 믿을 만한 연구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들은 언젠가, 아니 머지않아 사실을 밝혀낼 것입니다. 위에서 드렸던 말씀 기억나십니까? 학계의 범죄자들과 연루되어 있다면 본인도 범죄자로 오해받게 됩니다.

빠져나갈 방법은 있을까요?

이 진창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대학교 행정관리자들이 “지급되지 않은 비용 청구서”에 대한 독촉장을 받기 이전에 이 모든 것이 무지에서 비롯한 실수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학교에 사실을 말하고, 경험 부족과 순진함을 이용당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결백함을 호소하세요. 학교 관리자들은 대부분 이런 이야기를 이전에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가짜 저널들이 독수리처럼 학술 세계에서 가장 약하고 취약한 계층을 먹잇감으로 노리기 때문에 ‘약탈자’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생의 쓴 교훈으로 생각하세요. 누군가와 인연을 맺을 땐 신중해야 합니다. ‘떼돈을 벌게 해준다’는 속임수의 학문적 버전과 똑같습니다. 학문적 성취에 지름길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학계의 사기꾼들과 엮이는 것을 기필코 피해야 합니다.

저는 이 시나리오를 거리 범죄와 동일시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의 취약점을 들키거나 범죄자에게 사기를 당한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정신을 추스르고 범죄를 신고한 후, 앞으로 계속해서 인생을 살아가겠지요. 그리고 앞으로 알면서도 같은 위험에 자신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뿐입니다.

Caven Mcloughlin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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