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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동등한 피어 리뷰 기회를 가질까요? – 6명의 연구자 의견

이주현 | 2021년9월20일 | 조회수 908
시리즈 기사 피어 리뷰 주간 2021
연구자들은 원고를 검토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갖는가? – 한국 연구자들의 의견

여러분은 9월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여름의 흔적? 아니면 맑은 가을 하늘과 추석 연휴?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9월 하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년 중 가장 큰 글로벌 학술 행사 중 하나인 ‘피어 리뷰 주간’입니다,

매년 피어 리뷰 주간은 피어 리뷰의 측면을 주제로 선택하여 글로벌 연구 학술 출판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눕니다올해 열리는 피어 리뷰 주간 2021(9월 20일~24일)의 주제는 ‘피어 리뷰 안의 정체성’입니다. 피어 리뷰 과정을 만들어가는 '사람'에 대해 초점을 집중하는 흥미롭고 유의미한 주제입니다.

5일 동안 이어지는 행사의 첫 시작인 1일차에는 '피어리뷰의 다양성' 문제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국적과 나이, 성별, 분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피어 리뷰어와 연구자들의 관점을 나누는 1일차 논의를 시작하며, 이 주제에 관한 한국 연구자 분들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Q. 피어 리뷰의 다양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이, 분야, 성별에 관계없이 연구자들이 원고를 검토할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질까요?

아시아의 비영어권 연구자로서로서, 한국 연구자들은 '피어 리뷰의 다양성'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 여기 연구자들의 다양한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세요!

크리스티나   예일대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 전이성 흑색 폐암을 연구하고 있으며, 국제 저널에 다수의 학술 출판물을 출판하였습니다.

"학계는 여전히 남성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남성 과학자는 경력 기간 동안 13.2편의 논문을 발표한 반면, 여성 과학자는 9.6편의 논문을 출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생산성에서 27% 성별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여성 학자들이 남성보다 일찍 학계를 떠나고, 학술 경력이 짧은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여성들이 학계를 이르게 떠나는 경향 속에서 피어 리뷰에 참여하는 여성 학자 역시 적으리라고 예상할 있습니다.

누구나 피어 리뷰어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피어 리뷰어로 선택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젊고 알려지지 않은 학자는 원고를 검토할 기회가 많지 않을 있습니다. 편집자는 신뢰할 있으며 실적이 좋은 검토자에게 논문을 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젊다면 아직 이러한 신뢰와 경력을 만들 시간이 없습니다. 따라서 리뷰어로 선정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있습니다.

피어 리뷰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학계에는 해결해야 가지 깊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면 피어 리뷰가 자연스럽게 평등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학계는 1. 여성 학자의 경력을 연장할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2. 젊은 학자들 역시 선배 학자과 같이 훌륭한’(엄격하고 사려 깊고 창의적인) 연구자로 대해야 합니다.”

 

남궁석   미국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후연구원를 마치고, 현재 과학 관련 저술과 신약 연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과학자가 되는 방법』, 『바이러스, 사회를 감염하다』 등의 단행본을 출판하였습니다.

"피어 리뷰어는 저널의 에디토리얼 보드에서 선정하고, 소위 말하는 '권위있는 저널' 일수록 저명 연구자에 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저명 연구자' 상대적으로 고연령, 남성, 해외 유명기관 소속 연구자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소속기관의 지명도가 떨어지거나, 젊은 연구자, 여성, ' 3세계 국가' 연구자가 리뷰어로 참여할 기회는 적어질 밖에 없습니다.

물론 어떤 연구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평가자의 '평판'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평판' 결정하는 요인에는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모두 '동등한 기회' 갖지 못하며, 설사 갖더라도 의견이 최종 논문의 게재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평등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동욱  자성체의 양자 물성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자연을 좋아하고 다양한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습니다. 현재는 독일 노트라인 베스트팔렌 거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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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설문조사 통계에 따르면 피어 리뷰 과정에서 성별 따라 어느정도 편견이 있는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명한 연구기관에 속한 연구자일수록 가장 최신 연구 결과가 저널에 발표되기 이전에 피어 리뷰를 통해 먼저 접할 기회가 많은게 사실입니다. 물론, 소위 유명 기관에 있는 연구자일수록 그렇지 않은 기관의 연구자보다 해당 분야의 논문을 재대로 리뷰할 있는 전문가일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기관에 속한 연구자에게 피어 리뷰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불공평한 상황은 앞으로 심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닭과 달걀 문제와 비슷합니다. , 해당 연구자의 전문성이 떨어져서 피어 리뷰의 기회가 적게 주어진다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피어 리뷰의 기회가 적게 주어졌기 때문에 가장 최신 연구 결과를 최전선에서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수도 있습니다.”

 

안희경   식물분자생물학 박사. 영국 노리치 세인스버리 연구소(TSL, The Sainsbury Laboratory)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식물병리학을 연구 중이며, 단행본 『식물이라는 우주』를 출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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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리뷰의 다양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많이 가진 중견 연구자일수록 피어 리뷰 요청이 많이 들어올텐데, 현재의 구조 이는 중장년의 백인 남성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뷰어를 공개하지 않는 대부분의 학술지 정책에 따라, 이런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의 경우, 피어 리뷰는 책임 연구자가 아닌 동료 연구자 (박사후연구원이나 대학원생) 진행하고, 최종 리뷰 승인은 책임 연구자의 이름으로 나가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민령    뇌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바이오 뇌공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 『여자의 , 남자의 따윈 없어』 등의 단행본을 출판하였습니다.

경험이 적어서 확언하기 조심스럽지만, 피어리뷰는 돈을 받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하는 일이며 성과에 반영되지도 않습니다. 피어리뷰 자체가 대단한 이권이라기 보다는 '부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저널 에디터라면 모를까 피어리뷰를 특정 집단에만 몰아주는 일은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해당 연구자 님은 소속 및 프로필을 밝히지 않기를 요청하였습니다.

피어 리뷰는 지난 수십년간 연구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다양성이 증가해 왔지만, 여전히 분야에 따라서는 협소한 커뮤니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분야에 따라 다양성은 달라집니다. 다만, 대부분의 이공계 분야라면 나이나 성별을 따로 저자의 정보에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피어 리뷰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티지 인사이트와 소중한 경험과 생각을 나눠 주신 연구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피어 리뷰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정체성 문제, 그리고 피어 리뷰가 연구자에게 어떤 경험과 의미인지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피어 리뷰의 다양성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아래 코멘트 란에 여러분의 경험을 남겨주세요!

* 피어 리뷰에 대한 흥미로운 글들을 더 보시려면, 피어 리뷰 주간 2021 시리즈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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