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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출판과 학술 커뮤니케이션: 2017년 9월의 좋은 읽을 거리

에디티지 인사이트 | 2017년10월23일 | 조회수 4,577
학술 출판과 학술 커뮤니케이션: 2017년 9월의 좋은 읽을 거리

지난 9월은 학계가 들썩인 달이었습니다. 에디티지 인사이트가 피어 리뷰 주간 동안 바쁘게 움직이며 올린 소식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달이기도 합니다. 바쁜 시기에도 에디티지 인사이트는 계속해서 학술 출판에 관한 다른 흥미로운 소식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소식이 가득한 이달 보고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임상 시험의 재정의와 학자가 본인의 연구를 인용하는 횟수를 수치화한 새로운 지표인 S-index 등에 관한 소식을 읽어보세요.

 

1. 자기인용 (self-citation)을 측정하기 위해 새로운 지표가 필요할까?

자신의 이전 연구를 인용하는 것은 학자들 사이에서 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자기 인용 지수를 측정하는 새로운 지표가 필요할까요? 취리히 대학 연구원 Justin Flat은 «Publications»에 실린 논문에서, 자기 인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규모를 측정하고 보고하기 위해 s-index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Flatt과 공동 저자들은 학자들이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기인용을 과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과학 노동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관행을 제한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s-index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인용 통계 분석 전문가인 출판 컨설턴트 Phil Davis는 새로운 지표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자기 인용의 의도나 목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s-index의 수치를 해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또 “자기 인용을 빼고 계산한 h-score 대신에 s-index를 따로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Flatt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 지표가 어떻게 자기 인용의 남용을 억제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용 데이터셋 안에 색인 되거나 포함된 모든 것을 철저한 큐레이션 하는 것”을 이 문제의 해답으로 제안합니다.

 

2. 논문이 출판되어도 지연은 계속됩니다.

연구자의 큰 고통 중 하나는 논문을 제출한 뒤 계속되는 지연, 지체를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다. 보통 논문이 출판되고 나면 이런 걱정과 기다림은 끝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Loughborough 대학의 연구 정책 매니저 («Publications») Elizabeth Gadd는 논문 제출 후에 연구자가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며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세 가지의 주요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저널의 저작권 정책으로, open access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저널에서조차 저자가 자신의 연구를 자유롭게 공유하기 어렵다는 문제입니다. Gadd는 저널과의 저작권 계약을 파기하지 않고는 자신의 연구 일부를 재출판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저널이 저자의 논문을 출판할 때 오류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Gadd는 논문을 출판할 때 출판사의 실수로 없던 오타가 들어간 것을 발견하고 매우 불쾌했다고 합니다. 논문에 수정을 가하면서 저자인 Gadd 가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논문이 온라인상에 출판되고 나서 저널의 해당 호에 실제로 게재되기까지의 지체 시간입니다. 이는 논문의 가시성과 인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논문이 저널의 어느 발행호에 실릴지 결정되기 전에는 색인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체는 저널과 저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논문의 출판 전과 후에 연구자들이 겪게 되는 불가피한 어려움에 대해 공감을 표현하며, 학술공동체에 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3. 무엇이 과학을 작동하게 하는가

과학의 비 재현성에 관한 읽을거리는 많지만, 영상도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What makes science work?”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출판 업계 전문가들의 훌륭한 인터뷰와 함께 확고한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라는 개념을 시사점이 많은 이미지를 이용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Trevor Butterworth가 간단한 예를 들어 재현성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이 주목할 만합니다. 매일 아침 차로 출근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차에 타서 시동을 걸면 엔진이 움직입니다. 여기까지는 일상적인 사실입니다. 시동을 걸면 차가 움직이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내부 연소의 기본 원리에 따른 것으로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작동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재현성의 성과입니다. 결과가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는 확신을 통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유익한 것들에 과학을 응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영상에서는 또 과학이 점점 더 재현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도 설명합니다. (한 예로 연구자가 부정적 결과를 출판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거절당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학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해결책 몇 가지도 제안합니다.

 

4. 아시아 지역 학술지 편집인 교육의 필요성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KCSE) 회장이자 아시아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CASE) 의장 김형순 박사는 최근 “아시아 지역 학술지 편집인 대상 교육 (Education for local Asian journal editors)”이라는 흥미로운 사설을 출판했습니다. 국내, 외 저널에 출판하는 아시아 저자들의 연구 논문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 논문들의 피인용 횟수는 높지 않습니다. 또 아시아의 지역 학술지는 보통 학술 공동체, 대학, 연구기관을 통해 발행되기 때문에 논문들의 가시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첫째로는 영어가 제1언어나 공용어가 아닌 아시아 국가가 많기 때문에, 그 지역의 출판 전문가가 겪는 어려움이 많다는 점입니다. 또 디지털 출판에 관한 최신 현황이나 모범 관행을 잘 알지 못하는 소규모 출판사와 편집자 (Manuscript Editor) 가 많습니다. 김형순 박사는 이러한 어려움과 개선의 시급함을 고려했을 때 ME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방향 설정 교육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방면에서 추진되고 있는 프로그램 몇 가지를 들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학술 출판을 향한 김형순 박사의 열정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더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5. 논란이 되고 있는 새로운 출판 전 논문 (Preprint) 사이트

예일 대학과 예일 의과대학의 의학연구자들은 MedArXiv라는 출판 전 논문 사이트를 출시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이트에는 아직 리뷰되지 않은 임상 시험 결과를 게시할 수 있습니다. 제8회 피어리뷰 및 학술출판회의에서 이 계획을 발표했는데, 학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습니다. 의료공동체에서는 그런 논문들 때문에 임상 실무가 흔들리거나 리뷰어들이 결과를 점검하기도 전에 환자들이 혼자서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연구자가 많았습니다. 물리학 분야의 출판 전 논문 사이트인 ArXiv와 생명과학 분야의 bioaRxiv는 이미 꽤 대중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 의료공동체도 추세를 따라 연구 속도를 높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출판 전 논문을 게시하더라도 논문의 정식 출판에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명백히 밝힌 저널은 «BMJ»«The Lancet» 외에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12개의 저널을 출판하고 있는 JAMA Network에서도 이 문제로 열띤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JAMA»의 편집장 Howard Bauchner는 “두 입장 모두 의견이 확고하다”며 “출판 전 논문 사이트에 게시된 논문들을 고려하기는 하겠지만 아마 장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 임상 시험의 재정의

임상시험이란 약물이나 행동 치료를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해보는 연구를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 인간 대상 연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정부 규정들이 연구자들을 동요시키고 있습니다. 미국국립보건원 (NIH)은 ‘임상 시험’의 정의를 수정하였는데 이를 NIH의 펀딩을 받는 연구에 한해 2018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입니다. 새 규정은 ‘중재(개입)’과 ‘결과’의 해석이 기초 생물학 기전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거의 모든 기초 연구가 임상 시험으로 간주됩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으나, 사실 이 수정은 3년 전에 발생하였습니다. 3500명이 넘는 연구자가 이렇게 큰 영향을 가져올 규칙을 적용하기 전에 연구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NIH의 디렉터인 Francis Collins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합니다. NIH 관계자에 따르면 이 새로운 규정의 목적은 연구자들이 불필요하게 연구 결과를 복제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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