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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출판의 ‘파울플레이’: 학술논문이 인질이 되는 현상

카콜리 마줌더 | 2016년1월28일 | 조회수 26,118
과학 출판의 파울플레이 - 학술논문이 인질이 되는 현상

Science is too often a cutthroat venture, with publications as the currency for measuring one’s success

-    All’s not fair in science and publishing

과학 연구는 극도의 경쟁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누가 가장 빨리 논문을 출판하는가, 누가 가장 많은 논문을 출판하는가, 누가 가장 쉽게 연구 지원금을 따내는가, 누가 가장 인맥을 가지는가...  이런 문제들이 오늘날 연구자들을 괴롭힙니다. 때로는 이런 문제들이 과학의 발전보다 우선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한 끝없는 경쟁속에서 때로 출판 윤리나 페어플레이가 희생되기도 하고 부정행위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사실, 학계에는 연구지원금을 받는 학자들이 존경 받고 신진연구자들은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위계적인 시스템입니다. 이 때문에 젊은 연구자들은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선임 연구자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논문을 인질처럼 사용하거나, 제3자가 개입해 출판을 방해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나 여러 온라인 연구자 포럼, 심지어는 COPE의 사례연구에도 등장합니다. 전형적인 시나리오로는 논문의 중요성이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부당하게 저자권을 요구하기 위해, 저자에게 단순히 지도교수로서의 영향력을 휘두르기 위해, 또는 공동저자의 경우 합의점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압력을 넣으려고 일부러 출판을 연기하는 행위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논문을 부당하게 인질로 사용해서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도교수가 투고를 방해하는 사례

안타깝게도 논문 투고 지연 사례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도교수의 책임인 사례입니다. 많은 경우 실제 연구는 대부분 학생의 힘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도교수가 박사과정 학생 논문의 저자에 자신을 포함하라는 부당한 요구를 합니다. 때로 자신을 1저자나 교신저자로 넣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지도교수에게 미래를 저당 잡힌 학생들이 지도교수를 거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향력에 따라 저자의 순서가 결정되는 일부 전공분야에서는 실제로 주저자인 학생이 결국 ‘et al’의 위치로 강등되기도 합니다. 지도교수가 학생에게 논문의 특정 부분을 수정하고 추가 실험을 수행하라고 요구하면서 각 과정에서 수정된 논문을 몇 달에 걸쳐 검토함으로써 학생의 논문 발표를 지연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불행한 학생의 사례를 살펴보면 지도교수가 2-3년씩이나 이 같은 일을 자행해왔다고 합니다. 더 나쁜 것은 이 교수가 해당 집단 내의 모든 학생을 똑같이 괴롭혀왔다는 사실입니다. 나중에 학생이 논문을 발표하는 시점에는 이미 연구 결과가 중요성을 상실했거나, 다른 누군가가 이미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은 다음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공동 저자의 역습

학제간 연구 논문이 늘어남에 따라 협력연구는 오늘날 과학 출판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협력연구나 공동 저자권에 있어 문제가 생길 경우 그 대가는 상당합니다. 공동저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한쪽에서 최종승인을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동저자가 원고의 투고를 지연시키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공동저자가 개인적, 직업적으로 라이벌 관계일 때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이때 공동저자가 연락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또, 우선순위가 변했거나 자신의 비협조가 다른 저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무시하기 때문에 논문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겨진 다른 저자들에게 논문 출판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지요. 그러나 단 한 명의 공동저자라도 연락이 되지 않는 이상 논문 투고가 불가능합니다.  

 

리뷰어가 논문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경우

리뷰어 역시 논문에 추가 데이터나 실험을 요구하며 리뷰 절차를 되풀이해 논문 출판을 지연시키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논문 리뷰는 2차, 3차로 이루어지지만 한 논문에 대해 6차, 7차까지 리뷰가 반복되는 경우도 요즘에는 드물지 않습니다. Derek Sears가 “우리에게 편집자가 필요할까?” 라는 사설에서 정확히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런 행위는 출판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논문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편집자들이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며 한 논문에 대한 리뷰를 6차, 7차까지 반복하는 사례에 대해 들은 적 있습니다. 논문은 빛이 바래고, 새로운 발견의 참신성을 잃게 됩니다.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게 낭비됩니다.” 분명 많은 경우 수정을 반복하는 건 최종 논문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그러나 잊어선 안 되는 것은 리뷰어 역시 저자와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이기에 리뷰가 지연되는 원인이 동료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나 질투인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통계적으로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학계에 상당 기간 종사한 사람이라면 편견을 가진 리뷰어로 인한 나쁜 리뷰, 지연, 거절 사례를 듣거나 겪어본 적 있을 것입니다.  

다른 분야처럼 학술출판이라는 분야에도 부패한 사람들이 일정 비율로 존재합니다.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냄으로써 젊은 저자들이 논문 출판을 방해할 수 있는 상황들을 인지하고 가능한 한 미리 대비 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공동저자와 협력연구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을 하든지, arXiv에 논문의 사전 인쇄본을 등록한다면 이후 감정이 상한 공동저자나 편견을 가진 리뷰어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물론 매일같이 희생당하지만 커리어에 악영향이 갈까 두려워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젊은 연구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더 강력한 메커니즘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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