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소통에서는 문장의 수준이나 질은 거의 신경쓰지 않습니다. 친구와 이야기 할 때 내 억양은 어떤지, 어조는 어떤지, 올바른 어휘를 사용했는지 고민하지는 않죠. 하지만 연구 계획서나 과제, 논문을 작성할 때는 이 모두를 신경 써야 합니다. 철자, 문법, 구두점과 단어 사용에 문제는 없는지, 독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지, 의견이나 정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하죠.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할 때 목소리와 복장, 자세를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학술적 글쓰기가 일상적인 글쓰기와 다른 점을 《Oxford Learner’s Dictionary of Academic English》1는 간결함, 공식성, 정확성, 건조함 등의 특징을 들어 설명합니다. 학술적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고 싶다면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작성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학술적 글쓰기 실력을 향상할 수 있을까요? 실용적인 팁을 공유합니다!
1. 불필요한 표현은 피합니다. 추상적인 명사는 동사로 바꾸고, 장황한 표현은 지양합니다.
잘 쓰인 학술 논문은 간결합니다. 연구 논문, 연구 속보, 증례 보고, 저널이 활용하는 다른 몇몇 범주에는 글자 수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같은 정보가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정보의 반복 – 대개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정보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목에 기재한 정보를 초록에서 반복합니다. 초록에 필요하지 않은 배경 정보를 기재합니다. 예를 들어, 논문의 제목이 <A new method to control rats>라고 할 때, 다음과 같이 초록을 시작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A new method of controlling rats was evaluated.”
더불어, 쥐로 인한 피해 정도나 쥐가 매개하는 병원체 등에 관한 정보를 초록에 기재해서는 안 됩니다. - 서론에서도 동일한 정보를 반복합니다.
- 표에서 제시한 정보를 표현을 달리 하여 문장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동일 논문에 5가지 화학 물질에 의한 쥐의 사망률 데이터를 보여주는 표가 있다고 하면, 본문에서 화학 물질 A에 의한 사망률은 x%, B에 의한 사망률은 y%, C에 의한 사망률은 z%라고 기술할 필요는 없습니다.
동사 활용 – 장황한 표현을 피하고자 할 때는 ‘-tion’으로 끝나는 명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령, “We carried out an exploration” 대신 단순히 “We explored”라고 쓰면 됩니다. “germination was 80%” 대신 “80% of the seeds germinated”, “the incubation temperature for the culture was 29℃”는 “the culture was incubated at 29℃”로 바꿀 수 있겠죠. 학술적 글쓰기를 연구하는 헬렌 스워드(Helen Sword)는 이런 명사들을 ‘좀비’ 명사라고 부르곤 합니다.2
표현의 중복 – 한 단어로도 충분한 내용은 굳이 두 단어로 표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most specimens were blue in colour”(파란색 회의 표본은 있을 수 없음), “roots penetrate into the soil to a depth of 5 metres”(penetrate만으로도 충분함), “the difference were statistically significant at 1% level”(statistical은 지워도 됨) 등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더불어, “for example”, “including”, “such as”를 “etc.”와 함께 사용하는 것은 피합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모두 목록이 포괄적이지 않고 암시적임을 의미합니다.
2. 축약형이나 구어체 표현은 피합니다.
우수한 학술 논문은 공식적인 문서죠. 하지만 “isn’t”나 “can’t”, “phone”과 같은 줄임말은 대개 비공식적인 표현으로 여겨집니다. 대신 “is not”, “cannot”, “telephone”과 같은 완전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물론 구어는 적절히 사용하면 표현력이 좋다고 평가받을 수 있지만, 연구 논문은 국제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서입니다. 구어 표현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이 있고, 영어의 경우 지역에 따른 차이(영국식, 미국식, 호주식 영어, 그 외 다양한 변형)가 있으므로, 모든 독자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3.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단어와 구문을 사용합니다.
우수한 학술 영어는 정확하고, 우수한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이 다른 학문과 다른 점은 숫자, 측정, 계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데 있습니다. 모든 분야에는 전문 용어가 있으며, 고유의 개념, 물리적 대상, 상황 등을 표현하는 용어들이 있죠.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해당 분야에 정통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인쇄 전문가에게 있어 폰트(font)와 서체(typeface), 커닝(kerning)과 트래킹(tracking)은 다른 것입니다. 곤충학자는 거미를 곤충이라 칭하지 않죠.
4. 객관적이고 냉정한 어조를 유지합니다.
우수한 학술 영어는 ‘건조’합니다.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논문에서 1인칭을 사용하는 건 이미 꽤 일반화되어 있으며, 이를 장려하는 저널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저널에서는 수동태를 선호하고 있죠. 아래처럼 말이죠.
- “we recorded the observations” 대신 “the observations were recorded” 사용
- “many researchers believe” 대신 “it is widely believed” 사용
- “we surveyed” 대신 “a survey was undertaken” 사용 등
수동태를 선호하는 까닭은 행위자가 아닌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즉, 누가 수행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수행되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죠.
건조한 어조를 적용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가 “interesting”이나 “remarkable”과 같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형용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가 흥미로운지, 놀라운지 판단하는 건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세요.
5. 수식어는 적당히 사용합니다.
과학은 진리를 탐구하지만, 과학자들은 영원한 진리가 없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지금껏 진리라고 믿었던 것이 바뀔 수도 있죠. 더 강력한 성능의 현미경, 고감도 장비, 분석 기법이 개발되면 이전에는 알 수 없던 물질 세계의 다양한 측면이 드러납니다. 그렇기에 과장된 표현은 과학계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광고나 마케팅 카피에는 적합하지만, 연구 논문에서는 지양하는 표현들이죠. 연구 논문에는 “to our knowledge”, “under laboratory conditions”, “it is likely that”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잠정적인 표현, 즉 헤징(hedging, 위험성을 줄임)도 과도하면 안 됩니다. 예컨대, “It may be possible that”, “This observation may indicate that”, “Such features probably suggest that” 처럼 ‘may’, ‘possible’, ‘indicate’, ‘suggest는 조합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헤징이 과도하면 문장이 약해집니다.
6. 독자가 읽기 쉽도록 구성합니다.
우수한 학술 논문은 논리적으로 구성됩니다. 많은 분야에서는 저자에게 IMRaD 구조(introduction、materialsとmethods、results、discussion)3을 따를 것을 요구하죠. 하지만 그러한 구조를 적용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구성은 필요합니다. 가령 방법론(methods) 섹션에서 사용한 제목 순서를 결과(results) 섹션에서도 따르는 건 좋은 습관입니다. 독자가 실험의 세부 사항을 읽고 동일한 실험 결과와 연결하기 쉬워집니다.
마찬가지로, 서론(introduction)은 대개 넓은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이끄는 순서로 구성되고, 마지막에 보고되는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이나 의문에 대한 답변으로 마무리됩니다.4
글쓰기는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5 학술적 글쓰기 역시 글쓰기의 한 유형으로, 관례와 기준이 있습니다. 리뷰어들은 연구자 여러분이 이를 숙지하고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부응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겠죠.
참고문헌
- Oxford Learner’s Dictionary of Academic English. 2014.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https://www.oxfordlearnersdictionaries.com/definition/academic/
- Sword H. 2012. Stylish Academic Writing. Cambridge, Massachusetts: Harvard University Press. 220 pp.
- Rajagopalan J. 2014. Tips for writing the perfect IMRAD manuscript
www.editage.com/insights/tips-for-writing-the-perfect-imrad-manuscript - Joshi Y. 2018. 4 Step approach to writing the Introduction section of a research paper. <https://www.editage.com/insights/4-step-approach-to-writing-the-introduc…
- Joshi Y. 2007. A systematic approach to improving writing skills. Current Science 92: 1343–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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