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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피어 리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에디티지 인사이트 | 2026년9월16일 | 조회수 0
에디티지 인사이트

2026 피어 리뷰 위크를 맞아 인터뷰한 학계 리더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이미경 교수

이미경 박사

Korea TESOL 연구위원회 위원장

Laura Dormer

Laura Dormer

Learned Publishing 편집장(The Association of Learned & Professional Society Publishers); Becaris Publishing 공동 창업자 편집 디렉터

Maryam Sayab

Maryam Sayab

Asian Council of Science Editors 커뮤니케이션·글로벌 협력 총괄 이사; 피어 리뷰 위크 위원회 공동 의장

Roohi Ghosh

Roohi Ghosh

CACTUS 연구자 성공(Researcher Success) 앰배서더; EASE 인도 지부 부의장; 2026 피어 리뷰 위크 공동 의장

 

질문 1: 인간의 몫

원고 선별, 언어 평가, 나아가 리뷰어 추천에 이르기까지 AI 도구의 활용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피어 리뷰에서 반드시 인간의 책임으로 남아야 하는 부분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미경 박사

동료평가는 단순히 오류를 찾거나 기준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연구의 맥락과 의미, 윤리적인 부분까지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논문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결국 인간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많은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 판단에 대한 책임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Laura Dormer

피어 리뷰가 여러 부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에디터와 리뷰어의 짐을 덜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살펴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저는 ‘책임’이라는 요소만큼은 늘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의 몫으로 남아야 한다고 봅니다. 논문 결정의 책임은 에디터에게 있어야 하고, 리뷰어는 자신이 제공한 피드백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AI가 리뷰의 기술적인 측면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섬세한 비평을 내는 일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죠.

Maryam Sayab

AI는 편집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놀라울 만큼 뛰어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원고를 ‘얼마나 잘 평가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처리했는가’로 피어 리뷰의 성패를 재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때로는 에디터가 완성도 떨어지는 논문을 읽으면서도 그 분야를 실제로 바꿔놓을 만한 아이디어를 알아보기도 합니다. 리뷰어들의 의견이 완전히 엇갈려서, 어떤 지적이 가장 중요한지 에디터가 판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바로 이런 순간에 기술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는 과학적 판단력과 해당 분야에서의 경험, 무엇보다 해당 결정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Roohi Ghosh

오늘날 피어 리뷰어에게는 단순히 과학적 내용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훨씬 많은 역할이 요구됩니다. AI 할루시네이션을 잡아내야 하고, 페이퍼밀(논문 공장)과 관련한 정황을 가려내야 하며, 그 밖에 AI가 만들어낸 오류나 비윤리적인 관행도 짚어내야 하죠. 하지만 이렇게 ‘탐정’ 노릇에 시간을 쏟기보다, 인간 리뷰어는 피어 리뷰의 본질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논문은 새로운가? 연구 질문은 중요한가? 기존 지식에 가치 있는 무언가를 더하는가? 이 연구가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판단력,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 맥락을 고려한 피드백이라는 측면에서 피어 리뷰어의 가치는 결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질문 2

AI의 도움을 받는 미래에 피어 리뷰어가 반드시 지켜야 할 자질을 딱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무엇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미경 박사

비판적 판단력(critical judgment)! AI가 제시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연구 결과가 실제로 결론을 뒷받침하는지, 다른 해석의 가능성은 없는지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독립적인 판단이 동료평가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aura Dormer

피어 리뷰의 목적은 원고가 최선의 형태로 독자에게 가닿도록 하는 것입니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장벽을 없애고, 지원을 제공하는 등 이 과정에서 AI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점이라면 마땅히 AI를 활용해야 하겠죠. 다만, 그 과정에 대한 책임은 결국 언제나 참여하는 에디터와 리뷰어에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aryam Sayab

딱 하나의 자질만 지킬 수 있다면, 저는 ‘호기심’을 꼽겠습니다. 오래 기억에 남는 리뷰어가 꼭 가장 엄격하거나 가장 빠른 사람인 건 아닙니다. 그들은 판단에 앞서 해당 연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입니다. 평가하기 전에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원고를 읽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부로 내치지 않으면서도 전제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런 호기심은 원고를 더 낫게 만들고, 저자를 돕고, 때로는 연구의 방향도 바꿔 놓습니다. AI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는 있지만, 정보를 통찰로, 비판을 멘토링으로, 피어 리뷰를 의미 있는 학술적 대화로 바꾸는 건 호기심입니다. 저는 우리가 그 호기심을 결코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Roohi Ghosh

대부분은 ‘판단력’을 꼽을 테고, 저 역시 거기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AI의 도움을 받는 미래에 피어 리뷰어가 반드시 지켜야 할 자질로 ‘자기 확신’을 들고 싶습니다. AI는 너무나 자신 있게 할루시네이션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리뷰어는 AI가 아무리 확신에 찬 듯 말하더라도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이 부분은 더 살펴봐야 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계적인 작업은 AI가 대신 해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정보를 받아들여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까지 연구자가 얼마나 확신을 가질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확신 없이 내리는 의사결정과 판단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2026 피어 리뷰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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